학교 폭력에 뿔난 팬심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단과 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를 당한 ‘쌍둥이 자매’를 다시 코트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를 분위기다.
흥국생명 구단은 15일 학교 폭력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재영(26)과 이다영(26)에게 무기한 출정정지라는 내부 징계를 발표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도 학교 폭력 가해자를 국가대표 선발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고 밝히며 두 선수에 대한 징계를 공표했다.
‘무기한’ 자격정지는 최고 수위의 중징계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기한이 없어 언제든 복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지금은 큰 잘못으로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자배구의 인기를 이끌어온 쌍둥이 자매를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유독 민감한 학폭 이슈로 인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무기한 징계를 쉽게 해제하긴 어려워졌다. 지난 10일 피해자의 최초 폭로가 나온 뒤 5일 동안 고심 끝에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한 흥국생명 구단도 이 같은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꼼수는 아니다. 추가 피해 폭로가 나오는 상황에서 기한을 둔 징계를 하기에 어려웠다. 무기한이라서 금방 징계가 풀릴 문제는 아니다.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는 모르는 것이다”며 “모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는 게 우선이다. 그 전까지는 징계 해제 문제를 논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일단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게 쌍둥이 자매의 도리다. 두 선수는 지난 10일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지만, 피해자 측에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듯하다. 꾸준히 피해자 측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두 선수는 직접 만남의 자리를 갖고 사죄할 계획이다.
설령 피해자들이 넓은 아량으로 쌍둥이를 용서해도 난관이 남아있다. 쌍둥이 자매의 충격적인 과거에 싸늘해진 팬심이다. 학폭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0만명을 넘겼다. 뛰어난 실력과 톡톡 튀는 개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두 선수였기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이 상당하다.
그동안 출연한 각종 방송 출연분과 광고도 모조리 삭제됐다.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 김경희씨가 지난해 배구협회로부터 받은 '장한 어버이상'도 취소됐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여자배구로선 쌍둥이 자매의 스타성이 너무 아깝지만 어설픈 사과와 징계는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피해자와 팬들로부터 제대로 용서받지 못하면 쌍둥이 자매의 코트 복귀도 요원하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