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아니면 쪽박’ FA계약 투수, 옵션 60~70% 감수 “성적으로 검증하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2.16 15: 22

 비즈니스는 냉정하기 마련이다. 팀에 반드시 필요로 하는 A급 FA 선수들은 대박 계약에 성공했으나, 미래 가치가 불안한 FA는 옵션 비중이 매우 높은 계약을 받아들여야 했다. 
유희관(35)이 드디어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했다. 두산은 16일 유희관과 1년 총액 1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보장 연봉은 3억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7억원이다. 옵션 비중이 70%. 유희관은 지난해 연봉 4억 7000만원을 받았는데, 연봉은 오히려 깎인 FA 계약인 셈이다. 

유희관은 지난해까지 8년 연속 10승 기록을 세웠다. KBO 통산 4번째 기록이자 두산 프랜차이즈 선수로는 최초 기록이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FA 시장에서는 싸늘한 바람만 불었다. 
유희관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30km를 살짝 넘는, 제구력에 의존하는 투수다. 제구가 흔들리는 날에는 난타를 당한다. 30대 중반 나이가 되면서 점점 구위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0승을 가까스로 채웠지만 평균자책점은 5점대, 투구 이닝은 136.⅓이닝으로 최근 8년간 가장 적었다.
젊은 신예 투수들이 대거 성장한 두산은 유희관에게 많은 것을 보장해주기를 꺼려했다. 서서히 에이징 커브를 보여주고 있기에 옵션 비중을 대폭 늘려서 위험부담을 줄였다. 
유희관 뿐만 아니다. 앞서 FA 계약을 맺은 우규민(삼성), 차우찬(LG)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규민은 불펜 투수로 뛰면서 3승 3패 7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우규민(36)은 삼성과 1+1년 총액 1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연봉은 2억원, 옵션이 3억원이다. 옵션 비중이 60%,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다. +1년은 올해 성적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실행되는 계약이다. 
차우찬(34)은 LG와 2년 총액 20억원(매년 연봉 3억원+매년 인센티브 7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연봉 10억원을 받았던 차우찬은 총액은 동일하나, 보장 금액은 3억원 뿐이다. 나머지 7억원은 성적으로 따내야 한다. 차우찬은 “옵션을 다 따려면 리그 선발 투수 중에서 5명 정도만 가능한 조건”이라고 말해, 기준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내비쳤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인 차우찬은 4월 중으로는 선발 로테이션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귀 시점이 늦어질수록 옵션 달성은 더욱 힘들어진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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