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감독의 간곡한 호소...스트레칭도 없이 떠난 선수단 '스트레스 짓눌려' [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2.17 09: 12

흥국생명 선수들이 IBK기업은행과 경기 후 이례적으로 마무리 운동 없이 코트를 벗어났다. 그 후 박미희(58) 감독의 호소가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3(21-25, 10-25, 10-25)으로 완패했다. 최근 4연패. 이 기간 셧아웃 패배만 3차례다. 흥국생명 선수단은 경기 후 마무리 운동을 하지 않고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평소 경기가 끝나면 코트에서 선수 모두 스트레칭을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그런데 이날 흥국생명 선수들은 평소와 다르게 서둘러 코트를 벗어났다. 마무리 운동을 하지 않는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니지만, 이례적인 일이라 눈길을 끌었다. 

흥국생명 선수들이 IBK기업은행과 경기 후 이례적으로 마무리 운동 없이 코트를 벗어났다.

아무래도 취재진이 많이 몰렸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이날 흥국생명은 기업은행과 맞대결을 앞두고 많은 관심을 끌었다.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의 과거 학교 폭력 논란으로 시끌벅적 했기 때문이다. 박미희 감독과 주장 김연경 처지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박미희 감독은 인터뷰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선수들)이 많이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는 힘든 일이 그만됐으면 한다.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선수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쌍둥이 자매를 둘러싸고 비상식적인 이야기까지 나와 팀 분위기가 최악이다. 
이어 박 감독은 “지금 선수들에게 여러 (부담되는) 요인을 조금 줄여줬으면 좋겠다. 개인과 구단 팬들이 바라는 것은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장에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도와주길 바란다. 구단도 힘든 상황이다.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핵심 공격수였던 이재영과 주축 세터 이다영이 과거 학교 폭력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무기한 출장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김연경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팀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 대체 외국인 선수는 아직 적응 중이고 이재영과 이다영 공백은 크다. 관심은 많이 쏠리고 있는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력은 잘 나오지 않고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은 스트레스만 쌓이고 있다.  박 감독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면서 거듭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선수단 관리에 감독으로서 질책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감독이 남은 시즌 어떻게 선수단을 이끌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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