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영구제명 결정’ KOVO, 이재영-이다영은 예외…눈치보기인가 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2.17 11: 12

허울만 좋았다. 가장 중요한 핵심이 빠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6일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신무철 사무총장, 조용구 사무처장, 조영호 총재특별보좌관, 김건태 경기운영본부장, 황명석 상벌위원장, 연맹 변호사 등 총 14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연맹 측은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학교 폭력 및 성범죄 연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여 원천봉쇄 ▲피해자 신고센터 설치 ▲징계규정 정비 ▲학교 폭력 근절 및 예방교육 ▲학교 폭력 근절 캠페인 전개 등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했다. 

2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연수원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연맹 측은 "최근 불거진 프로선수들의 학생 시절과 연루된 학교 폭력과 관련해 리그를 관장하고 운영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분들과 실망하신 배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과거 학교 폭력과 성범죄 등에 중하게 연루된 선수는 신인 선수 드래프트 참여에 전면 배제할 것이며 드래프트 시 학교 폭력 관련 서약서를 징구할 계획이다. 입단 이후 서약서 내용이 허위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영구제명 등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과거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선수는 프로 배구에 뛸 기회가 없고, 입단 후 학폭 사실이 드러나면 영구제명까지 내리겠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내용은 쏙 빠졌다. 배구계를 강타한 학교 폭력 사태의 장본인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흥국생명)과 남자부에서 학폭 가해자로 드러난 송명근, 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에 대한 징계 논의는 없었다.
한국배구연맹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을 세웠으나 이미 학폭 논란이 터진 쌍둥이 자매와 송명근, 심경섭은 해당되지 않는다. 물론 규정을 새롭게 신설했기에 법리 해석에 따라 이전에 일어난 사건에 소급해서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배구계를 혼돈의 도가니로 만든 이들의 상벌위원회를 따로 열어서 징계를 논의하면 된다. 프로 선수로서 품위 손상 등 관련 규정이 있다. 하지만 KOVO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구단이 내린 무기한 출전 정지(이재영, 이다영),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 정지(송명근, 심경섭)에 맡긴 셈이다. 
프로배구를 이끌어가는 KOVO가 이재영과 이다영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않는다면 봐주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진정 학교 폭력 근절 의지가 있다면 가해자 징계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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