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인 이영빈(19)은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1군 스프링캠프에 유일하게 참가하고 있는 신인 선수다. LG의 차세대 유격수로 기대받는 이영빈은 상당히 특이한 선수다.
야구를 중학교 1학년 때 뒤늦게 시작했지만 야구 경력 6년 동안 대여섯개 포지션을 소화했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지명을 받았다. 운동 선수 출신인 부모로부터 물러받은 스포츠 DNA가 뛰어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이영빈은 182cm, 82kg의 건장한 체구를 지녔다. 명유격수 출신인 류지현 LG 감독은 이영빈을 눈여겨 보고 있다.

류 감독은 17일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후 올해 신인 선수들을 1군 엔트리에 한 두 명 의도적으로 넣을 것인지 묻자 “글쎄, 모른다. 일단 신인 투수들은 1차지명 강효종이나 김진수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4월에 몸 상태가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야수에 대해서도 “(1군 캠프에 있는) 이영빈도 선배들의 벽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영빈의 잠재력에 대해선 크게 칭찬했다. 류 감독은 “이영빈을 미래 유격수 유망주라고 본다면 올해 성장 속도를 지켜봐서 언제쯤 로테이션을 시킬 준비가 될 지 계획이 나올 것 같다”며 “몸의 균형은 잘 잡혀 있다. 운동 신경이 뛰어난 부모 아래서 좋은 재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빈의 아버지 이민호씨는 프로에서 야구 선수로 뛰었다. 빙그레-한화, 쌍방울, SK를 거쳐 2000년 은퇴한 내야수였다. 류 감독은 “포철공고, 영남대를 나오셨고 3루를 봤다. 대표팀에서 함께 뛴 선배였다”며 “이영빈의 어머니는 육상 선수 출신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빈은 부모의 뛰어난 운동 능력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
류지현 감독은 이영빈의 자세한 야구 경력을 알고는 놀라워했다. 류 감독은 “이영빈은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유전자가 괜찮은 선수다”라며 “(고등학교인) 스카우트팀에서 세광고 감독에게 물어봤더니, 이영빈은 습득 능력이 빠르다고 했다더라. 1년 이상 한 포지션을 뛴 적이 없었다고, 어느 포지션이든 잘 해 왔다. 중학교 때 야구를 시작해 고3 때 유격수로 좋은 평가를 받아 프로 드래프트에서 앞 순위 지명을 받았다. 미래 가치가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영빈은 중학교 1~3학년, 고교 1~3학년 때 주 포지션이 모두 달랐다고 한다. 외야를 보다가, 1루수, 3루수, 2루수, 유격수까지 자리를 옮겨 지금 LG의 차세대 유격수로 기대받고 있다.
캠프 초반에는 신인이 엄청난 부담감을 느낄까봐, 류 감독은 일부러 이영빈에게 말도 걸지 않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그러나 최근 내야수 훈련 때 류지현 감독은 직접 이영빈에게 발놀림을 1대1로 조언하고 가르치기도 했다.
류 감독은 “프로 와서 첫 교육이 앞으로 장래를 봤을 때 중요하다. 좀 편하게 훈련하게 강릉 2군 캠프로 보내려고 하다가, 캠프 중간에 내려보내면 뭘 잘못해서 2군으로 내려간다고 생각할까봐 계속 두기로 했다”며 “보름 정도 지났는데 훈련 과정에서 눈에 띄게 발전하는 것이 보이고, 연속성을 위해서도 계속 1군 캠프에서 훈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