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가장 먼저 출근, 강민호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오!쎈 대구캠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2.18 08: 12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6)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선수다. 
오전 6시 15분에 도착해 스트레칭 및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삼성 이적 후 개인 트레이너를 둘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한 그는 자신만의 루틴을 지켜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허삼영 감독은 "강민호는 해마다 몸이 더 좋아진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강민호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몸 관리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다. 이 시기에 잘 준비해야 한 시즌을 잘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날씨가 추울 때 부상 위험이 많다. 일찍 나와 몸을 풀고 운동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벽형 인간이 된 그는 "평소에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어 휴일에도 아침 8시에 눈이 떠진다"고 웃어 보였다. 
강민호가 체력 관리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부상 위험이 높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은 욕심이 많다. 그래서 몸 관리에 더 신경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된다. 그는 "예전 같으면 FA를 앞두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젠 조금 덤덤해졌다. FA라는 생각도 크게 들지 않는다. 캠프 준비가 잘 되고 있어 그런지 몰라도 마음도 편하고 생각도 많지 않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강민호는 지난해 5월 타율 1할8푼9리(53타수 10안타) 4홈런 6타점에 이어 6월 타율 2할3푼3리(43타수 10안타) 1홈런 3타점에 그쳤으나 7월 타율 3할7푼7리(69타수 26안타) 5홈런 18타점 16득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강민호는 8월 타율 3할(60타수 18안타) 4홈런 12타점, 9월 이후 타율 2할9푼2리(130타수 38안타) 5홈런 22타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3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2021 스프링캠프 훈련을 가졌다.삼성 강민호가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시즌 초반에 정말 부진했는데 야구하면서 처음으로 '비우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보자고 해도 안 되는 게 야구라는 걸 느꼈다. 많이 내려놓으니까 조금 편안해졌다. 생각을 바꾸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안 좋은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삼성은 오재일을 영입하는 등 지난해보다 전력이 향상됐다. 2016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단 한 번도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던 아쉬움을 떨쳐낼 기회가 찾아왔다. 
이에 강민호는 "포수 입장에서 바라보면 지난해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할 경우 (허)윤동이나 (이)승민이가 1군에 올라와서 잘해줬다. 그런데 올해도 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오)재일이가 새롭게 가세했지만 투수가 잘 버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NC의 경우 5선발이 완벽하고 계투진도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간다. 젊은 투수들이 지난해 많은 걸 배웠는데 그 경험이 올해 플러스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백업 포수는 무주공산. 김도환이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응민, 김민수, 권정웅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이에 강민호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나도 예전에 선배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기회를 잡았다. 내가 부상으로 빠지고 기회가 생기면 성장할 만한 선수들이 많다. 나도 이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다. 선후배를 떠나 실력이 좋은 선수가 경기를 뛰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1855경기에 출장해 272홈런을 터뜨린 강민호는 포수 300홈런 달성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는 "박경완 선배님이 보유한 출장 경기수(2044경기)를 뛰어넘고 싶다.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경기를 뛰었으니 선배님들의 기록에 가까이 갈 기회가 있다. 은퇴 전까지 도전해보고 싶은 기록"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
삼성 강민호를 비롯한 선수들이 줄넘기로 몸을 풀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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