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를 잘했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이 반갑지 않는 2월 폭설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알라스카에 온 것을 환영한다. 눈 싸움이나 할까"라며 농담을 했다.
지난 17일부터 이틀동안 광주지역에 큰 눈이 내리면서 스프링캠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도 눈으로 뒤덮였다. 그라운드에 눈이 쌓여 18일 훈련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그동안 그라운드에서는 캐치볼, 롱토스, 수비펑고 훈련, 타격 훈련을 진행해왔다.
이날은 캐치볼과 타격훈련은 실내케이지에서 진행했다. 투수들의 훈련도 크게 지장은 없었다. 실내형 불펜에서 정상적으로 볼을 던졌다.
비시즌에 만들어놓은 실내형 불펜이 큰 기여를 한 셈이다. KIA는 챔피언스필드 외야 양쪽 끝에 자리한 개방형 불펜을 대형 천막을 씌워 실내형 불펜으로 임시 개조했다.
눈과 비바람, 강추위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광주에는 2월에도 눈이 내리기 때문에 대비를 했다. 철구조물을 세우고 그 위해 특수 천막을 씌웠다. 그럴싸한 실내형 불펜이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난방기가 내뿜는 훈훈한 공기 속에서 투수들은 불펜 피칭을 해왔다. 그런데 수비 훈련까지 할 줄은 몰랐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이후 눈은 내리지 않았다. 막상 큰 눈이 내리자 불펜장이 펑고 훈련장으로 바뀌었다.

오후 2시10분부터 2루수와 유격수, 1루수와 3루수는 각각 다른 불펜에서 펑고를 받았다. 김선빈, 박찬호, 김규성 등은 위드마이어 수석코치의 펑고를 받으며 즐겁게 훈련했다. 인조잔디라 타구가 빠른지 "잘 안보인다"며 웃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눈이 내릴 가능성을 예상하고 준비를 잘했다. 중요한 투수들의 불펜투구에는 문제가 없다. 다른 것들도 실내에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오늘은 도 재미있는 것이 있다. 불펜에서 야수들의 펑고훈련을 한다. 그래서 새로운 것 같다"고 말햇다.
그래도 걱정거리가 없을 수 없다. 선수들의 롱토스 훈련이다. 윌리엄스 가독은 "유일한 걱정은 롱토스인데 며칠 연속 못하면 문제가 생길 것 같다. 내일은 날씨와 눈치우는 것을 보면서 함평 훈련장(2구장 인조잔디)에서 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날씨 변수 등 어려운 환경의 국내캠프이지만 임시방편으로 잘 버텨나가고 있는 셈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