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피꺼솟' 자극한 이상열 감독의 "인과응보" 발언,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2.19 06: 03

“결국은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것 같다”
한국전력 박철우(35)가 18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5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의 폭행 사례를 공개하고 배구계에 만연한 악습을 끊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열 감독은 2009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있으면서 당시 대표팀 선수로 뛰던 박철우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대표팀을 떠났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KB손해보험 감독을 맡으면서 배구계에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한국전력 박철우. /fpdlsl72556@osen.co.kr

박철우는 이상열 감독이 돌아왔을 때 공개적인 발언을 아꼈다. 하지만 박철우가 이상열 감독을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그분이 감독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한 박철우는 “경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참고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면서 그동안의 심정을 밝혔다. 
그동안 조용하게 참고 지냈던 박철우가 공개적으로 이상열 감독의 폭행 사례를 폭로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지난 17일 이상열 감독의 인터뷰 내용 때문이다. 
최근 배구계는 흥국생명 이재영과 이다영,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뜨겁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열 감독은 “폭력 가해자가 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인과응보가 있다. 한 번의 실수가 큰 대가로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손이 떨렸다”라고 말한 박철우는 “오늘 꼭 이겨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결국 이렇게 될 운명이었나 싶다. 꼭 예견된 일 같다”라며 작금의 사태가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철우 아니면 너는 쳐맞았어”라고 폭언을 하거나, 주먹 대신 모자로 선수들을 때렸다고 주장한 박철우는 “사과나 처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시 보고 싶지도 않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의 잘못을 좋은 말로 포장하는 것은 안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학교 폭력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 침묵을 지켰던 박철우는 이상열 감독의 ‘인과응보’ 발언에 결국 공개적인 발언을 결심했다. 이상열 감독의 말대로 과거에 저지른 폭행의 짐은 결국 자신에게 인과응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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