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슈퍼 루키’ 나승엽(19)이 공수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타격은 모두가 인정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외야 수비는 아직 가다듬어야 할 점이 많았다.
나승엽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청팀의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유일한 신인이었고 메이저리그도 탐냈던 재능이었던 만큼 이날 나승엽의 첫 1군 실전 경기에 이목이 집중됐다.
아마추어 시절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갔던 나승엽은 프로 지명 이후 외야수 겸업을 준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외야 수비 훈련 비중을 높여 새로운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게끔 준비했다.

수비에서는 아직 물음표가 있었지만 타격 재능은 구단 안팎에서 호평을 내렸다. 허문회 감독을 비롯해 라이언 롱 타격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그의 타격 재능을 칭찬했고 손아섭도 “타격 기술적인 면에서는 좋은 타자인 것 같다. 스윙도 부드럽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날 나승엽은 타격에서의 재능을 보여주면서 수비에서는 아직 좀 더 적응이 필요했다. 나승엽은 2회초 타석 때 백팀 서준원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 워닝트랙까지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냈다. 아웃이 됐지만 타구질 자체는 훌륭했다. 3루에 있던 윤제국 코치 역시 “나이스 배팅”이라고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그리고 6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백팀 김원중의 초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타격에서는 과감하게 자기 스윙을 휘두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허문회 감독은 “타석에서 망설임 없이 자기 스윙을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인 답지 않은 모습을 타석에서 보여줬다”고 밝혔다.
나승엽은 청백전이 끝나고 “아마추어 때처럼 경기를 뛸 때 평소와 똑같이 임하려고 했다. 연습때와 똑같이 긴장 안하고 연습할 때와 똑같이 스윙을 하려고 했다”며 이날 타석에서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봤다.
다만, 외야 수비에서는 타구 판단 등에서 아쉬운 모습이 나왔다. 3회까지는 중견수를 봤고 4회부터는 좌익수로 위치를 옮겼다. 중견수 위치에서는 이렇다 할 수비 장면이 나오지 않았지만 좌익수 자리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티가 났다. 6회말 딕슨 마차도의 좌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 때 일찌감치 펜스 플레이를 준비했다. 하지만 타구는 생각보다 뻗지 않으면서 담장 앞 워닝트랙에 떨어졌다. 타구를 끝까지 쫓아 갔더라면 아웃카운트를 추가할 수 있었다.
나승엽도 그 장면이 뇌리에 남았다. 그는 “확실히 중견수가 좌익수보다는 편한 것 같다. 시야가 넓어서 타격을 하는 것도 바로 볼 수 있지만 좌익수 자리는 드라이브성 타구나 휘는 타구도 많고 타격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늘은 좌익수 자리에서 너무 빨리 펜스플레이를 시도했다. 타구 판단을 잘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했다.
이날 나승엽 뿐만아니라 추재현, 김재유 등 외야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그는 “개막하기 전까지 욕심내지 않고 그동안 준비한대로 잘 준비해서 개막 엔트리 진입을 욕심 내보도록 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