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선수들은 어떻게 해요?" 한화 선수들의 질문, 조성환 코치의 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28 08: 12

패배의식을 벗어던진 한화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창단 첫 10위로 추락한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코치들이 수석, 투수, 타격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화의 모습을 잘 모르는 이들은 최근 자체 시뮬레이션 게임을 보곤 이렇게 말했다. “상대팀들이 어떻게 야구했길래 우리가 꼴찌를 한 거야?”. 
지난해까지 3년간 두산에 몸담았던 조성환(45) 한화 수비코치는 “저도 성적이 안 좋은 팀에서 뛰어봤지만 한화 선수들의 마인드나 자세가 소극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훈련 참여도가 굉장히 좋다. 수베로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실패할 자유를 선수들이 빠르게 납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조성환 수비코치가 내야 펑고를 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선수단을 갈아 엎은 한화는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되고 있다. 외부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젊은 선수들로 싹 바꿨다. 강도 높은 리빌딩 속에 정해진 주전 자리는 얼마 없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온 선수들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든다. 수베로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얼리워크, 엑스트라 훈련을 자청한다. 
3년간 리그 최강팀 두산에 있었던 조성환 코치를 향해 한화 선수들의 질문도 끊이지 않는다. 조 코치는 “선수들이 두산 선수들은 어떻게 하는지, 야구를 왜 잘하는지 많이 물어본다”며 “두산의 최대 강점은 선수들이 공 하나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 것이다. 개개인 능력도 뛰어나지만 공 하나하나에 대한 집중력이 엄청나다. 각자 하는 연습량도 엄청 많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예습과 복습도 열심히 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조성환 코치가 수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어 조 코치는 “다른 팀 선수들이 서있을 때 두산 선수들은 볼카운트에 따라 계속 움직인다. 두산 선수들에게 지금도 고마운 게 바로 야구를 소중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다”며 “그 좋은 경험을 한화 선수들에게도 얘기하고 있다. 두산은 위기 상황 때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한화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면 정말 좋은 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아직 시즌이 시작하진 않았지만 훈련 과정에서 조 코치는 선수들의 내뿜는 에너지에 힘을 받는다. 그는 “자가격리 때문에 캠프에 늦게 왔는데 첫 날보다 다음날 훈련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흥분된다.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실수를 하더라도 다음에 하지 않으면 된다. 선수들이 더 당당하게 자신 있게 훈련에 임하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 
조성환 코치와 내야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포수 최재훈, 1루수 라이온 힐리, 3루수 노시환 정도를 제외하면 붙박이 고정 자리는 없다. 누구에게든 기회가 열려있다. 선수들에게 “살면서 이런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른다. 직접 자기 이름을 전광판에 새길 수 있는 이 기회를 잘 살려보자. 욕심 내보자”고 이야기한 조 코치는 “한 시즌 치르고 난 뒤 지금 이 시간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우리 한화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채워가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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