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을 이겨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거포’ 트레이 맨시니(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구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립박수를 받고 일어섰다.
맨시니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열린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1회 첫 타석에 들어선 맨시니에겐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지난해 3월3일 시범경기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끝으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아 시즌 아웃된 맨시니에겐 1년만의 경기였다.
![[사진] 기립박수에 답례하는 트레이 맨시니 /볼티모어 오리올스 SNS](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01/202103011029776621_603c4505eb5aa.jpg)
맨시니는 지난해3월14일 악성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4월부터 항암 치료를 받았다. 9월에는 무려 12가지 항암 치료를 받기도 했다. 힘겨운 시기였지만 맨시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6개월의 항암 치료를 마친 뒤 10월부터 다시 야구를 하기 위해 재활 치료와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날 구장에는 코로나 지침에 따라 관중 수용 인원은 25%였지만 워밍업 때부터 맨시니를 향한 박수가 나왔다. 1회말 첫 타석에선 관중뿐만 아니라 덕아웃의 상대팀 선수들까지 그에게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사진] 맨시니에게 박수를 보내는 콜린 모란(가운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01/202103011029776621_603c45063b457.jpg)
주심을 맡은 윌 리틀 심판이 홈플레이트의 흙을 정리하고, 상대 피츠버그 투수 채드 쿨도 마운드에 잠시 내려와 맨시니를 위한 시간을 벌었다. 헬멧을 벗어 답례한 맨시니는 쿨에게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1루를 밟았다.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맨시니는 “정말 놀라웠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멋진 순간이었다. 상대 피츠버그 덕아웃의 선수들까지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다. 야구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다”며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날이다. 또 다른 이정표를 확인했다”고 감격했다.
브랜든 하이드 볼티모어 감독은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정말 멋졌다. 맨시니를 인정해주고 박수쳐준 피츠버그 선수들과 이 자리에 있던 모든 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고마워했다. 볼티모어 투수 토마스 에셀먼도 “위대한 사람에게 일어난 아주 특별한 일이다”고 표현했다. 맨시니는 “오늘을 정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볼티모어에서 빅리그 데뷔한 맨시니는 2019년까지 4년간 462경기 타율 2할7푼6리 480안타 86홈런 238타점 OPS .819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20홈런 이상 터뜨린 거포. 2019년에는 타율 2할9푼1리 35홈런 97타점 OPS .899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1년 공백기를 딛고 돌아온 이날 시범경기에선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