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등판은 SK, 아니 신세계요" 초조함 사라진 이승헌의 넉살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3.01 16: 04

“다음 등판은 SK, 아니 신세계가 될 것 같아요.”
롯데 자이언츠 이승헌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42구 3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승헌은 1회 제구력이 들쑥날쑥하면서 고전했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완벽하게 제구 되지 않으며 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펼쳤다. 타구단 상대 첫 실전 등판에서 이승헌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148km까지 찍었다.
경기 후 만난 이승헌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그는 “오랜만에 타구단과 경기를 하다보니까 들뜬 것도 있고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1회에 좋지 않아서 2회에는 힘을 좀 더 빼고 던지려고 노력했다”면서 “오늘 첫 타자 승부부터 까다로웠고 굉장히 힘들었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롯데 이승헌(왼쪽)과 서준원이 훈련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제 첫 경기를 던진만큼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기에 급급했다. 선발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좀 더 여유있게 남은 연습경기들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는 “마지막까지 선발 경쟁을 펼쳐야 하겠지만 부상 없이 시즌 초부터 끝까지 선발진에 살아 남아서 두 자릿수 승리를 해보고 싶다”면서 “이전에는 이맘때 초조했다면 이제는 그런 것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헌의 여유는 다음 연습경기 등판을 언급할 때 엿볼 수 있었다. 이승헌의 다음 등판은 오는 9일 혹은 11일 신세계 야구단이 될 전망이다. 아직 타구단 선수들에게 SK 야구단의 새로운 구단명 신세계가 익숙하지 않다. 이승헌도 마찬가지. 그러나 조금씩 이제부터 적응을 해 나가려고 한다. 그는 “아마 다음 등판은 SK가 될 것 같다”고 말한 뒤 곧장 “아니, 신세계가 될 것 같다”며 웃으며 정정하는 넉살을 보여줬다.
이날 이승헌은 주무기 체인지업 제구에 애를 먹자 새롭게 연마하고 있는 슬라이더를 활용해 경기를 운영했다. 1회초 1사 1,3루에서 김헌곤을 상대로 초구와 2구 모두 슬라이더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는 “오늘은 체인지업이 많이 빠졌다. 시즌 중에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연마하고 있는 슬라이더를 많이 던져서 경기를 풀어갔다”면서 “지난해 슬라이더가 패스트볼에 비해 느려서 그립을 커터성으로 바꿔서 연마하고 있다. 아직 100% 완벽하지는 않다. 던지고 나서도 포수에게 계속 물어보며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헌의 지난해 슬라이더 구속은 체인지업과 비슷했다. 지난해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은 128.2km, 슬라이더는 체인지업보다 고작 1km 빠른 129.3km였다(스탯티즈 기준). 슬라이더의 구속에 고민이 많았지만 이날 구단이 측정한 이승헌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평균 136.8km였다. 본인의 기준치에 접근하는 듯 했다.
2018년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이후 2년 동안은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연습경기부터 올해가 끝날 때까지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 그는 “일단 올해 작년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이승헌이라는 선발 투수가 롯데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포부를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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