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천천히 가자네요" 7일에야 첫 실전...KIA 시계는 느리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3.02 06: 04

 KIA 타이거즈의 2021년 스프링캠프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슬로우 모드'이다.
작년과 비교해도 확연하다.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2월 19일부터 실전을 했다. 현지 대학 팀, 독립리그 연합 팀들과 매일 경기를 했다. 하루에 2경기를 한 적도 있다. 쉬는 날 없이 캠프를 마칠 때까지 20경기를 했다. 선수들의 실전 컨디션도 최고조였다. 
그런데 올해는 3월 6일까지 실전이 아예 없다. 첫 실전은 7일 청백전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2주 넘게 늦은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슬로우 조정은 이미 작년 11월 마무리 캠프를 단 7일로 끝냈을 때 예고했다. "캠프 초반에는 체력 위주의 훈련, 기술훈련도 늦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슬로우 모드였다. 투수들은 4~5번의 불펜피칭을 마치고 지난 2월 26일부터 라이브 피칭을 시작했다. 타자들도 그때서야 투수들의 실전용 피칭에 적응하려 타석에 들어섰고 한 번씩 볼을 때리기 시작했다. 캠프 한달 만에야 실전용 볼을 던지고 보기 시작했다. KBO리그의 다른 팀들도 자체 연습경기와 대외 연습경기에 돌입했다.
첫 라이브배팅을 소화한 최형우는 "예년에 비해 많이 늦다. 감독님이 올해는 천천히 가자고 한다. 작년 같으면 진작 라이브배팅을 시작했다. 감각이 어느 정도 왔어야 할 시기인데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열흘에서 2주 정도면 100% 찾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불안한 마음을 드러낸 말이었다. 
이같은 슬로우 조정은 작년 부상 이탈이 잦았고, 첫 풀타임 선수도 많았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시즌이 늦게 끝내 비시즌 휴식이 짧아진 이유도 있다. 올해는 개막이 1주일 늦어지는 점도 있다. 캠프에서 의욕 과잉으로 인한 과부하로 인해 부상선수를 방지하는 목적도 있다. 
KIA는 작년 줄부상과 체력 저하로 팀 순위가 최고 3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다져가자는 의도이다. 물론 준비는 늦더라도 4월 3일 개막전 100% 출발이 목표이다. 예년과 판이한 '슬로우 캠프'가 개막 이후 어떤 결과를 빚어낼 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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