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면 1년 내내 헤드라인" 목표 홈런 비밀, 한화 거포 힐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04 09: 18

“목표 홈런? 같이 한 번 알아가 보자.”
한화 새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29)는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통산 69홈런을 터뜨린 거포다. 특히 2017~2018년 각각 25개, 24개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 쏘아 올렸다. 인터뷰 때마다 힐리에게 홈런 개수 목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3일 자체 연습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도 “홈런 몇 개를 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같이 한 번 알아가 보자”고 답하며 웃음을 터뜨린 힐리는 “목표 홈런을 말하면 내일 (기사) 헤드라인이 될 것이다. 시즌 내내 그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 힐리가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sunday@osen.co.kr

매년 이맘때 많은 선수들이 저마다 자신의 목표 기록을 세우고 인터뷰에서 공개 선언하기도 한다. 팬들은 외국인 선수들에겐 더 큰 숫자를 기대한다. 빅리그에서도 장타력 하나를 확실히 인정받은 힐리에겐 벌써부터 30홈런 이상의 높은 기대치가 쌓였다. 
하지만 힐리는 벌써부터 굳이 자신의 입으로 목표를 꺼내지 않는다. 자칫 숫자에 발목 잡힐 수 있기 때문. 그는 “개인적인 목표야 당연히 있지만 말하지 않을 것이다.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며 “야구를 하면서 홈런을 치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적은 없다. 항상 타구를 강하게, 센터 방향으로 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3일 연습경기에서 힐리는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초구에 배트를 돌렸다. 3루 직선타로 아웃됐지만 타구의 질이 날카로웠다. 3회 1사 1,2루 찬스에서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고, 6회에는 2루수가 베이스에 붙은 시프트를 역이용한 밀어치기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한화 힐리 /sunday@osen.co.kr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경기 후 “힐리는 우리 팀의 장타력을 보완해줄 타자다. 오늘처럼 앞에 주자가 많이 나가 타점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어낸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상대 덕아웃에서 힐리를 처음 지켜본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도 “배팅 타이밍이 좋더라. 중심에 맞는 타구들이 나왔다. 장타가 부족한 우리 팀으로선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화는 지난 2013년 김응룡 당시 감독의 요청으로 대전 홈구장을 펜스를 뒤로 미룬 뒤 홈런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 2013년부터 팀 홈런 순위는 9-8-8-5-5-7-8-10위. 힐리도 대전 홈구장 느낌에 대해 “날이 추워서 그런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보다 조금 더 큰 시애틀 T모바일파크,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도 20홈런 이상 터뜨린 타자가 힐리다. 구장을 가리지 않고 넘길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는 “리그가 달라도 좋은 스윙은 좋은 스윙이고, 나쁜 스윙은 나쁜 스윙이다. 좋은 스윙을 해야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시즌 전까지 상대 분석보다는 내 스윙에 대해 연구하고 준비해 실전 감각을 살리겠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출신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와 친근한 새 동료들의 존재도 힐리에겐 큰 힘이다. 힐리는 “워싱턴 코치는 내가 보다 큰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 그와 호흡이 잘 맞는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따뜻하게 환영해줘 적응에 도움받고 있다. 특히 포수 허관회와 저녁식사도 같이 하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다. 내게 또 한 명의 통역이다”며 고마워했다. /waw@osen.co.kr
한화 힐리가 미소 짓고 있다.  /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