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감독, "좌익수 앞 하주석, 시프트 확률 믿는다" [대전 톡톡]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06 12: 54

"하주석이 좌익수 앞에 있을 수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로 바뀐 한화는 지난 5일 대전 키움전 연습경기에서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로 화제를 모았다. 거의 모든 타자들에게 시프트를 걸어 수비수들이 정상 위치를 벗어났다. 수베로 감독과 조성환 수비코치의 위치 조정 지시도 나왔지만 선수들이 먼저 알아서 움직이는 '자율 시프트'였다. 유격수 하주석이 좌익수 앞, 2루수 정은원이 우익수 앞에 위치했고, 3루수 노시환이 2루 베이스 커버 플레이를 하는 등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였다.
수베로 감독은 6일 대전 키움전 연습경기를 앞두고 "타구가 가는 확률과 속도를 보고 그 길목에 수비수를 배치한다. 유격수 하주석이 좌익수 앞에 있는 모습을 시즌 때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이지 않은 시프트도 할 수 있다"며 "어제는 거의 성공하고, 경기를 이겨서 잘 된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 타구로 안타 나오고 경기가 넘어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질문과 비판과 질문을 받겠지만 확률에 따라 배치하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맞다. 확률에 의한 시프트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5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한화 수베로 감독이 경기 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cej@osen.co.kr

상대팀의 반응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우리가 시프트를 걸었을 때 상대 타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보고 있다. 적응이 빠른 선수는 시프트를 깨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다. 원래 스타일대로 치는 선수들도 있을 텐데 앞으로 그런 데이터가 축적되면 진정한 데이터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도 시프트를 변형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한 선수들의 이해도도 높이 평가했다. 수베로 감독은 "훌륭하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발전할 것이다. 선수들이 코치에 의존하지 않고 경기 상황과 타자 성향을 보고 자체 판단으로 위치를 찾는 것을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며 "투수들에게도 시프트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있다. 투수 특성마다 시프트도 다르게 가져갈 것이다. 투수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란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이날 강경학(2루수) 박정현(유격수) 정민규(1루수) 정진호(좌익수) 김민하(지명타자) 이도윤(3루수) 장운호(우익수) 이해창(포수) 김지수(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문동욱. 전날과 완전히 라인업이 바뀌었지만 시프트는 변함없이 가동된다.
수베로 감독은 "오늘도 똑같이 시프트를 한다. 주전과 백업, 1군과 2군을 나누지 않고 할 것이다. 2군에도 데이터가 쌓이면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우리 구단 전체가 그렇게 움직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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