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달라진 경기력으로 두 경기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6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대구FC와 홈경기에서 아길라르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시즌 2라운드만에 1승을 거둬 1승 1패가 됐다. 지난 시즌 15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승리가 없다가 16경기만에 첫 승을 거둬 강등 위기까지 가야 했던 인천이었다.

인천은 매번 시즌 초반 지지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다가 강등 위기가 느껴지는 막판에서야 되살아나는 '기적'을 보여줬다. 팬들은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지만 정작 인천팬들은 시즌 때마다 한숨을 지으며 애를 태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시즌 개막전이었던 포항과 경기도 '생존왕' 인천다웠다. 아길라르가 선제골을 넣고도 신광훈과 송민규에게 잇따라 동점골, 역전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뒷심이 약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팀 합류가 늦어진 무고사의 공백이 더욱 크게 와 닿았다.
하지만 김현이 최전방에 나선 이날 인천은 달랐다. 아길라르를 중심으로 김도혁, 문지환이 중원에 포진했고 네게바와 구본철이 측면에서 지원에 나섰다. 오재석, 김광석, 오반석, 김준엽으로 구성된 4백 라인은 짜임새가 돋보였다.
공격과 수비할 것이 선수들이 대구의 쏟아지는 슈팅을 몸으로 방어했고 외국인 선수 네게바, 아길라르까지 적극적으로 태클을 시도했다. 경기 내내 전방, 중원할 것 없이 압박이 가해졌다.

더구나 상대는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템포의 대구였다. 인천은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이 스피디한 템포에 적응했다. 대구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맞대응하면서 겨울 동안 어떤 각오와 준비가 있었는지 느끼게 해줬다.
인천은 전반 12분 구본철의 선취골로 앞섰다. 그러나 전반 15분 바로 김진혁에게 동점골을 내줘 포항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천은 전반 38분 아길라르가 골을 터뜨렸고 이후 대구의 공격을 봉쇄했다.
몇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협력 수비로 안정을 찾았다. 오히려 역습까지 펼쳐 대구 수비진이 함부로 공격에 나서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K리그팬들은 강등 앞에서 항상 기적처럼 살아돌아오는 인천을 두고 '생존왕'이라는 오명에 가까운 타이틀을 지어줬다. 정작 인천팬들은 그 별명이 반가울리 없다. 이날 매진을 기록한 인천팬들은 인천의 변화를 분명히 지켜봤다. 그리고 올해는 '생존왕'이라는 오명을 지울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됐다. 과연 인천과 '생존왕'은 결별할 것인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