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무승부에도 김상식 감독은 전북 현대의 사령탑으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전북 현대는 6일 오후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후반 11분 이승기가 통쾌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제주는 후반 23분 안현범의 환상적은 솔로 플레이에 의한 득점으로 동률을 만들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06/202103062230773587_6043854eab8eb.jpg)
전북은 지난 라운드에 이어 개막 2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제주는 홈 개막전에서 시즌 첫 승을 노렸으나 승점 1에 만족했다.
이날 승리는 놓쳤지만 김상식 전북 감독의 교체 전략은 2경기 연속으로 적중했다. 후반전 주축 공격 자원들을 동시에 투입해 곧바로 득점을 만들었다.
전북은 제주 원정에서 과감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공격진에 2002년생 신인 선수인 이지훈을 선발 출전시켰고, 수비진은 FC서울전과 비교해 전원이 바뀌었다. 역시 2001년생인 박진성이 왼쪽 윙백으로 나와 데뷔전을 치렀다.
김상식 감독의 경기 전략은 확실했다. 전반전 다소 수세에 몰리더라도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 들어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다. 전반전 제주가 수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전북의 수비와 골키퍼 송범근의 슈퍼 세이브가 있었다. 이지훈의 패기 있는 돌파와 구스타보의 골대에 맞는 슈팅 등 공격면에서도 눈에 띄는 장면들이 있었다.
후반 초반 전북은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술 변화를 통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선수 셋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구스타보, 이지훈, 정혁이 빠지고 일류첸코, 김승대, 이승기가 투입됐다. 교체 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후반 11분 이승기가 통쾌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이 과정에서 일류첸코, 김승대가 가담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06/202103062230773587_6043854ede618.jpg)
이후 전북이 보여준 공격 전개도 인상적이었다. 다소 경직된 전반전과 달리 김승대, 김보경, 이주용이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측면을 공략했다. 일류첸코 역시 전방에서 헌신적인 플레이와 과감한 슈팅 시도로 제주 수비진을 괴롭혔다.
김상식 감독은 지난 라운드에서도 적절한 교체 카드 사용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교체 투입된 일류첸코는 선제골이 된 김원균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역시 교체 투입된 바로우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다만 동점골을 내주는 장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 안현범이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탁월한 개인기를 앞세워 득점을 기록했다. 안현범의 발재간이 워낙 좋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시즌 전체를 볼 때 김상식 감독의 선택은 전북의 강점이다. 경기 중 적절한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로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부임 후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초보 감독이라곤 믿기지 않는 노련함이다.
비주전, 신인 선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이다.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간 기량차이가 적을수록 시즌 막판 경쟁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