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김보미(35, 삼성생명)가 몸을 던지는데 후배들이 어떻게 대충 뛰겠나.
용인 삼성생명은 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2021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76-71로 제압했다. 삼성생명은 5전3선승제에서 가장 중요한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가장 빛난 선수는 김한별(30점, 3점슛 5개)과 배혜윤(18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이었다. 하지만 맏언니 김보미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보미는 KB스타즈의 추격이 한창일 때 속시원한 3점슛과 속공득점으로 맥을 끊었다. 공만 보면 미친듯이 달려드는 ‘좀비농구’는 여전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이미 은퇴를 예고한 간절함 때문이었다. 김보미는 33분 31초를 뛰며 11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모든 플레이가 주옥같았다.
맏언니가 이렇게 열심히 뛰는데 동생들이 대충할 리가 없다. 김보미의 투혼은 삼성생명 전체의 에너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경기 후 김한별은 “난 김보미와 동갑이다. 김보미는 매일 열심히 훈련한다. 경기에서도 100%를 발휘한다. 그 선수가 최선을 다할 때 나도 그만큼 보답을 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된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배혜윤의 감정은 더 각별했다. 그는 “언니가 우승하고 (은퇴)가게 해달라고 시즌 전부터 말했다. 그때는 그냥 ‘알았다’고 했다. 언니가 정말 놀라운 활약을 해줘서 언니 덕분에 챔프전을 치르고 있다. 같이 뛰다가 언니가 몸을 날리고 간절하게 뛰면 좋은 영향을 미친다. 벤치 선수들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챔프전에서 김보미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선수가 없다. ‘농구판 박지성’이 따로 없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