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NC 우승 지켜본 KIA 장현식, 독기 품고 반전 꿈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10 05: 32

KIA 우완 투수 장현식(26)은 NC의 미래였다. 지난 2013년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에 지명된 뒤 2017년 9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7이닝 1실점(무자책)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듬해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고, 좋을 때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며 성장이 멈췄다. 결국 지난해 8월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NC가 KIA 마무리투수였던 문경찬을 받는 조건으로 장현식을 내줬다. 문경찬이 후반기 중간투수로 힘을 보탠 NC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뤘다. 
KIA 소속으로 바뀐 장현식은 멀리서 친정팀의 우승을 지켜봤다. 8년을 몸담은 팀과 전 동료들에게 축하할 일이지만 마음 한켠이 씁쓸할 건 어쩔 수 없었다. 9일 대전 한화전 연습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장현식은 “작년까지 마음이 좀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똑같다”며 NC 우승을 바라본 느낌을 말했다. 

[사진] 장현식 /KIA 타이거즈 제공

친정팀 우승을 보면서 장현식은 독기를 품었다. 지난해 KIA 이적 후 26경기에서 3승4패6홀드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11.20으로 부진했다. 올해 스프링캠프도 1군이 아닌 2군이 있는 함평에서 시작했다. 절치부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러 뺀 것도 아닌데 체중이 7kg 감량됐고, 끊김 동작이 있던 투구폼을 부드럽고 간결하게 바꿨다. 
[사진] 장현식 /KIA 타이거즈 제공
지난 3일 1군 캠프의 부름을 받아 라이브 피칭을 했고, 이날 대외 첫 실전에서 한화를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총 투구수 27개로 최고 147km 직구(18개), 슬라이더(6개), 투심(1개), 포크볼(1개)을 구사했다. 
장현식은 “지난해 너무 못했다. 동기부여도 되고, 오기도 생겼다. 체중도 7kg 자연스럽게 빠졌다. 2017년 가장 좋을 때 몸 상태와 비슷해졌다. 묵묵히 열심히 운동한 만큼 나오는 것 같아 다행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2군 캠프에 갔지만 시즌은 4월에 시작되니 기회가 올 것이란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구속보다는 제구 등 나만의 포인트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끊기는 동작을 없애니 볼을 끝까지 던질 수 있게 됐다. 볼끝이 좋아진 것 같다. 전에는 상대가 못 치는 공을 던지려 했다면 지금은 칠 수 있게 던지고 있다. 타자가 쳐서 결과를 나오게 하는 게 공격적인 피칭이라 생각한다”고 생각의 변화를 설명했다. 
[사진] 장현식 /KIA 타이거즈 제공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장현식의 변화를 반겼다. 경기 후 그는 “장현식이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고 칭찬했다. 양현종(텍사스)이 미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장현식이 부활한다면 KIA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장현식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많이 던지는 것밖에 없다. 그쪽으로 팀에 도움이 되겠다”며 이닝이팅을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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