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35)의 연장전 ‘위닝샷’이 터지자 맏언니 김보미(35)가 눈물을 흘렸다.
용인 삼성생명은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0-2021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종료 0.9초전 김한별의 위닝샷으로 청주 KB스타즈를 84-83으로 제압했다. 2연승을 거둔 삼성생명은 청주에서 열리는 3,4차전에서 1승만 더하면 챔피언에 등극한다.
이날 김보미는 30분 14초를 뛰면서 1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두 방의 3점슛을 던져서 모두 림에 꽂았다. 공만 보면 끝까지 달려드는 ‘좀비농구’는 여전했다.

하지만 김보미는 결정적 실책으로 경기를 망칠뻔했다. 삼성생명이 74-72로 앞선 4쿼터 종료 3초전 김보미는 강아정을 상대했다. 다급해진 강아정이 무리한 슛을 시도했다. 이때 김보미가 파울을 범하면서 강아정에게 자유투 2구를 줬다. 강아정은 실수없이 2구를 모두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강아정에게 범한 파울로 5반칙 퇴장을 당한 김보미는 연장전에 설 수 없었다. 배혜윤과 김보미까지 퇴장을 당했다. 삼성생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신이슬, 김나연, 김한비, 이명관 등 후보들이 힘을 내 승리할 수 있었다.
결국 김한별의 극적인 위닝샷이 터지자 김보미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나 때문에 졌다’던 자책이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보미는 “김한별 선수가 위닝샷을 넣었을 때 눈물이 났다. 너무 힘들다. 하지만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B도 힘들다. 이제 정신력 싸움”이라며 기뻐했다.
마지막 파울 장면에 대해 김보미는 “열정이 넘쳤고 노련하지 못했다. 파울이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오해의 소지를 만든 것 자체가 할 말이 없다. 중요한 상황에 파울을 해서 상대에게 연장을 가게 했다. 5반칙으로 연장을 뛰지 못하니까 미안했다. 그래서 김한별이 위닝샷을 넣었을 때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김보미는 4강전부터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 그는 “4강 2차전에서 ‘이번이 마지막 테이핑이겠구나’하고 울었다. 인생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으니 후회없이 하자고 했다. 이기고 나니까 또 이기고 싶었다. 이제는 그만 뛰고 싶다. 3차전에서 끝내고 싶다”며 챔프전 우승을 조준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