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산 베어스의 국가대표급 내야진에도 이제 ‘젊음의 힘’이 필요해졌다.
2021 스프링캠프서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해는 베테랑들의 컨디션을 신경쓰면서 동시에 향후 팀을 이끌어야 할 젊은 야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라며 본격적인 내야진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2015년 김 감독 부임 후 두산 내야진은 매년 공수에서 수준급 기량을 뽐냈다. 주장 오재원을 비롯해 김재호,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등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김태형호의 핵심 전력이었다. 내야진의 견고한 수비는 마운드 안정, 실점 최소화, 수비 시간 단축 등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일으켰다.

그러나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두산 내야진도 변화라는 단어 앞에 서게 됐다. 스토브리그서 FA 자격을 얻은 최주환, 오재일이 각각 SSG, 삼성으로 떠났고, 오재원과 김재호는 올해로 36살이 됐다. 본격적인 리빌딩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사실 냉정히 말해 이영하, 함덕주, 박치국, 최원준, 김민규 등 유망한 투수들을 대거 발굴한 마운드에 비해 야수진 세대교체는 더디게 진행된 게 사실이었다. 그 동안 많은 백업 야수들이 투수들만큼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물론 주전 야수들의 실력이 워낙 견고하기도 했다.

이제 더 이상 새 얼굴 없이는 내야를 꾸릴 수 없는 시기가 찾아왔다. 제2의 오재원, 제2의 김재호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올해 오재원과 김재호를 풀타임으로 쓰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관리를 하면서 가야 한다”며 “그렇기에 젊은 야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것이다.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화수분야구의 대명사답게 세대교체 전망은 밝다. 일단 최주환,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강승호, 박계범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캠프서 당장 주전을 맡아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은 터. 두산의 차세대 키스톤콤비가 될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다만, 강승호는 음주운전 징계로 인해 5월부터 1군 출전이 가능하다.
유격수 자리는 2004년(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내야수 1차 지명을 받은 안재석이 미래를 밝히고 있다.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캠프에 참가한 그는 신인왕 후보다운 기량을 뽐내며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는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타 거포 유망주 김민혁의 1루 수비에도 관심이 쏠린다.
매년 핵심 전력의 유출을 겪은 두산의 올 시즌 키워드 역시 세대교체, 화수분이 될 전망이다. 특히 주전의 고령화까지 겹친 내야진에서 본격적인 리빌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올해는 세대교체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이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리빌딩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