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 산업은 디지털화와 전동화 중심의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우려 등 불확실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런 여건 속에서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뉴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2020)’ 시상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처한 현실과 미래 전략이 잘 드러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그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의 경쟁력도 높아진다.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2021)’ 시상식에 올라온 자동차의 면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시장에 출시된 119대의 신차 중에 고르고 고른 13개 시상 항목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섰다.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회장 하영선)는 10일 오후 2시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2021 대한민국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2020)’ 시상식을 열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한 이번 ‘올해의 차’ 시상식은 현대차·기아의 독주가 돋보였다. 이날 시상한 15개 부문 중 9개를 현대차·기아의 차량이 현대차 관계자가 가져갔다(60%).

워낙 많은 부문에서 수상한 탓에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유원하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영규 기아 부사장, 허정환 현대자동차 부사장, 남원오 현대자동차 상무, 윤일헌 제네시스 상무, 박인환 현대자동차 상무, 이한응 기아 전무 등 현대차·기아의 현직 임원 8명이 시상식에 직접 출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르노삼성차가 3개 부문의 타이틀을 가져가며 현대차·기아를 견제했다.

지난해 등장한 119대의 차량을 대표하는 평가를 받은 ‘올해의 차’는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선보인 대형 세단 G80가 차지했다.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시상식에서 “제네시스가 브랜드 론칭 이후 연간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며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의 차’로 꼽힌 G80는 부문상인 대형세단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남원오 현대차 판매사업부장(상무)은 “기존 럭셔리 브랜드와 다른 제네시스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부문상을 받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은 또 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은 제네시스 GV70가, 대형 SUV 부문은 제네시스 GV80가 차지했다. 현대차 브랜드 차량으로는 아반떼가 소형 세단 부문에서, 벨로스터N이 고성능 내연기관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기아차도 하이브리드카 부문을 차지하며 가세했다. 수상한 차량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다. 이한응 기아차 판매사업부장(전무)은 “‘디자인의 기아’라고 불리는데, 품질도 글로벌 톱 수준”이라며 “JD파워가 발표한 품질평가조사에서 쏘렌토를 비롯한 다수의 차량이 품질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올해 처음 선정한 ‘올해의 인물’ 부문상을 수상한 정의선 회장은 “‘올해의 인물’로 저를 선정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앞장서서 실현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단체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 그룹은 미래 비전을 앞장서서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차세대 전용 전기차 모델을 대거 선보이고 에이치2(H2)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다양한 모빌리티 산업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유에이엠(UAM), 로보틱스 등 미래성장 동력과 신기술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로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에 기여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저희 그룹의 이러한 노력에 자동차 전문기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여한 공영운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자동차 이용자가 차량을 이용할 때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최고의 전문가 단체”라며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앞서나가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의 독주 속에서도 르노삼성차는 소형 SUV 부문과 전기차 세단 부문에서 수상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XM3가 소형 SUV 부문, 르노 조에가 전기 세단 부문 수상 차종이다. 또 XM3는 제네시스 GV70와 함께 디자인 부문에서 공동 수상 차종으로 뽑혔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는 “르노삼성 XM3 디자인은 독일 고급 차량 디자인 수준과 동등하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하면서 “이런 면에서 XM3의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XM3로 ‘올해의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한 르노삼성자동차 황은영 본부장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요즘 상복이 터졌다는 영화 ‘미나리’가 부럽지 않다. 아카데미 상을 받는 것 이상으로 기쁘고 영광이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BMW그룹코리아는 5시리즈를 앞세워 중형 세단 부문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마티아스 하르텔 BMW그룹코리아 전략기획팀 상무는 “BMW 5시리즈는 한국에서 8만대가량 팔린 대표적인 세단”이라며 “앞으로도 BMW의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 한국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부문도 수입차가 강세였다. 전기 SUV 차량은 아우디의 e-트론이, 고성능 전기차는 포르쉐의 타이칸 4S가 뽑혔다. 박영준 아우디코리아 마케팅담당(상무)는 “권위있는 상을 수상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전기차를 한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는 10년 이상 자동차 산업·정책 분야를 출입한 기자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매년 한 해 최고의 신차를 선정하는 ‘올해의 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