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무제한 투타겸업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내게는 제한 없는 투타겸업이 잘 맞는다”는 오타니의 발언을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데이터를 근거로 실제로 쉼없이 투타겸업이 가능한지, 아니면 과장이 많은 거품에 불과한지에 대해 분석했다.
오타니는 2018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투타겸업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투수로 1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285 22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 우측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인해 최근 2년간 타자에만 전념했다.

오타니는 올해 다시 완벽한 투타겸업을 꿈꾸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활약이 인상적이다. 타석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고, 마운드에도 한 차례 올라 1⅔이닝 1실점으로 몸을 풀었다. 이에 앞서 실시한 라이브피칭에서는 최고 구속 100마일(약 161km)의 공을 뿌리며 팔꿈치의 완전한 회복을 알렸다.
MLB.com은 “오타니가 스프링캠프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며 “현재 투타겸업을 재개하기에 적절한 몸 상태를 유지 중이다. 100마일의 직구와 함께 담장 가운데로 향하는 대형홈런을 때려냈다. 정규시즌에도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조 매든 감독은 투타겸업 무제한 허용을 통해 팀이 플레이오프에 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무제한 허용이라는 계획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팔꿈치 수술 이력을 감안했을 때 또다시 부상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제한 없는 투타겸업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휴식이 필요하다”며 “오타니는 부상으로 인해 일본 퍼시픽리그 마지막 해를 포함 최근 4년 동안 고작 79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6선발 로테이션을 통한 오타니의 선발투수-지명타자 병행 계획은 이를 실제로 시도하기 전까지는 재미있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오타니 같은 환상적인 선수에게도 이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버거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무리하지 않는 투타겸업이 선수의 성공을 장기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MLB.com은 “우리는 모두 오타니의 투타겸업을 다시 보길 희망한다. 2018년 반짝 활약 이후 아직 겸업이 되지 않고 있으나 2021년은 다르길 바란다”며 “다만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겸업을 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