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27)이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19년 NC 다이노스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젊은 거포로 주목을 받았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해로 이적 3년째.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마음이 커졌다. 팀을 위해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몸으로 말하고 있다. 작년보다 훨씬 날렵해졌다.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려 8kg를 감량했다. 100kg가 넘었던 체중도 두 자리로 줄었다. 몸이 가벼워지자 타격과 수비에서도 스피드가 붙었다. 한화와의 대전 연습경기에서 3루타도 때렸고 호수비도 보였다. 외야의 백업요원과 대타 요원이지만 주전후보이다.

지난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우성은 감량 이유를 밝혔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대타로 나가거나 외야수 주전들이 체력, 컨디션 안좋을 때 뒤에서 준비를 잘 해야 된다. 작년 한 번씩 대타로 나갈 때 준비를 잘 못했다. 몸이 무거웠다. 살을 빼서 몸을 가볍게 만들어 컨디션을 유지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우성은 맷 윌리엄스 감독이 작정하고 키우겠다는 5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팀의 장타력 증강에 필요한 존재이다. 생각을 바뀌기 위해 노력을 했다. "감독님,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많이했다.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들려고 준비를 했다.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그런 생각만 해도 된다. 한화전(연습경기) 3루타는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외야수로 수비력도 자신감을 보였다. "팀에 도움이 되려면 방망이도 중요하지만 수비도 해야 한다. 감독님도 수비를 많이 생각하신다. 비시즌 때 던지고 잡고 스타트 등을 많이 생각했다. 연차 수가 쌓이면서 수비가 나도 모르게 늘었다. 코치님들이 '못하는 수비가 아니다'고 자신감 넣어주신다"며 웃었다.

KIA 외야진은 초접전 경쟁 지역이다. 프레스턴 터커가 1루수로 변신했고 나지완, 이창진, 김호령, 최원준, 이우성, 오선진까지 경쟁이 뜨겁다. 이우성도 경쟁을 뚫어야 백업요원도 할 수 있다. "경쟁은 프로니까 당연하다. 기회 잡거나 혹은 경쟁을 한다기 보다는 내 자신부터 이겨야 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바뀐 것은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이었다. 아침 일찍 야구장에 나와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아침 나와서 준비를 많이하는 루틴을 최대한 지키자고만 생각한다. 작년 9월부터 이런 루틴을 신경썼는데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안했을까 후회가 되더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팀과 팬들께 결과가 안좋아 죄송한 마음도 크다. 지난 2년간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위축이 되더라. 이제는 KIA에 와서 적응을 많이 했다. 선배들이 잘 챙겨주였다. 이제는 최대한 마음 비우고 편안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