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km→164km' 나이 거꾸로 먹는 괴물 "숙성된 고급 와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12 14: 34

7년 만에 구속이 무려 13km 올랐다. 20대에서 30대로 나이가 들었지만 구속은 점점 빨라진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투수, 제이콥 디그롬(33·뉴욕 메츠)이 그 주인공이다. 
디그롬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더 볼파크 오브 더 팜비치스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7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깔끔하게 막았다. 시범경기 2게임 5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행진. 
이날 3이닝을 던지는 데 있어 투구수 35개면 충분했던 디그롬. 최고 구속은 무려 102마일(약 164km)까지 나왔다. 개막까지 3주가량 시간이 남아있지만,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문제없을 만큼 페이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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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은 디그롬의 구속 상승을 주목했다. 지난 2014년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차지할 때 디그롬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마일(약 151km)이었다. 사이영상을 처음 받은 2018년에는 96마일(약 155km)로 끌어올렸고, 사이영상 2연패에 성공한 2019년에는 96.9마일(약 156km)로 더 빨라졌다. 
[사진] 2014년 신인 시절 디그롬 /OSEN DB
미니 시즌이긴 했지만 지난해 98.6마일(약 159km)로 개인 최고 수치를 찍었다. 더스틴 메이(LA 다저스·99.1마일)에 이어 선발투수 중 평균 구속이 가장 빨랐다. 지난해 마지막 등판에 무려 102.2마일(약 165km)로 정점을 찍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데 구속이 갈수록 상승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케이스. 메츠 1루수 피트 알론소는 “디그롬은 숙성된 고급 와인 같다. 매년 더 좋아지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다”며 “마치 명예의 전당 투수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디그롬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다”며 신기해한다. MLB.com은 다른 투수들이 몇 주, 몇 달, 또는 시즌 내내 고치지 못하는 기술적 문제를 디그롬은 빠르게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숙달됐다며 이 부분이 구속 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봤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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