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야구장 존속하라” 막내 감독들, 목소리 높였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3.14 05: 56

“학창시절 구덕구장과 동대문 구장에서의 추억이 다 사라졌다. 엘리트 체육을 떠나서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야구를 하면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지난 12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용산 미국기지 내 야구장 총 8면을 보존하면 야구 인프라 확충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최근 국토교통부에 존치 요청을 했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현재 용산 미군기지 내에는 정식 규격의 야구 소프트볼 구장 6명, 다목적 구장 2면 포함해 총 8면의 구장이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 국제공모 당선 조성계획안에는 야구장 부지를 전면 철거하고 야외 공연장을 조성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협회는 이에 “다수의 서울시 학생 선수들과 동호인들은 구장 부족으로 수도권 외곽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서울시 내 구장 인프라를 고려하면 미군기지 내 야구장은 반드시 존치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현재 철거된 부산 구덕야구장 / OSEN DB

프로 구단 감독들, 특히 막내 축에 속하는 NC 이동욱(47) 감독과 롯데 허문회(49) 감독도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 협회의 발표에 프로 감독들도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미래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반대했다. 이동욱 감독과 허문회 감독 모두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현재는 철거된 구덕야구장, 동대문 야구장에서 청춘을 바쳤다. 두 감독 모두 청춘을 바쳤던 공간이 사라져 추억까지 희미해져 가는 현실을 아쉬워 했다.
이 감독은 “구덕과 동대문에서 야구를 했는데 어릴 때 기억들이 추억이 됐고 그 추억의 공간들마저 다 사라지고 없다”면서 “현재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 그렇다고 대체 공간을 제대로 마련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나. 용산 내 미군기지 야구장을 존치해야 한다는 아마 협회의 주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엘리트 체육을 떠나서 생활 체육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야구장을 놔두고 주위에 공원 등을 조성해도 되지 않나. 미국 투산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 가족들이 주말에 야구장에 나와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면서 “과거 장충리틀구장도 철거된다는 얘기가 많았다. 야구장은 야구장으로 봐주시고 정치 논리가 개입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허문회 감독 역시 이동욱 감독의 주장을 듣고 적극 동조했다. 허 감독은 “나 역시도 구덕과 동대문의 추억이 사라져서 아쉽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야구장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 아쉽다”면서 “야구를 떠나서 건강하게 놀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엘리트 체육을 떠나서 생활 체육의 문제다. 인구도 줄고 있는데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체육 시설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욱 감독과 허문회 감독 모두 프로무대의 수장으로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아마추어 무대를 아쉬워했다. 그리고 미래의 아이들, 야구인 후배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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