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루키 이의리(19)가 남다른 변화구 구사력까지 과시했다.
이의리는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⅓이닝을 3사사구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첫 대외 실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과시했다. 자체 연습경기를 포함해 2경기 연속 노히트 행진이다.

이날도 최고 148km짜리 직구의 힘이 이날도 돋보였다. 4회 첫 타자 하주석을 직구만 던져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회전력이 좋아 포수 앞에서 떠오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 타자들도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직구의 위력에 이의리는 "아직 연습경기 초반이어서 타이밍이 안맞고 빚맞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상대하지 못했던 생소한 볼이라 타자들 보다는 자신이 유리하다는 겸손한 풀이었다.
동시에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변화구까지 스트라이크 넣을 줄 알 면 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말이었다. 직구의 힘이 좋은 만큼 변화구가 뒷받침 된다면 통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이의리는 이날 안정된 변화구 구사를 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존 통과율이 높았다. 타자들은 직구를 기다리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 헛스윙하거나 빗맞았다. 커브에는 타이밍을 뺏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의리는 지난 7일 자체 연습경기 등판을 앞두고 변화구 그립을 바꾸었다. 그런 통에 당시는 변화구 제구가 다소 흔들렸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안정감 있게 뿌리를 수 있게 됐다. 남다른 습득능력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이의리는 변화구 제구가 앞선 등판 때보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강한 직구를 뒷받침하는 변화구를 구사 능력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이다. 그만큼 이의리의 놀라운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이의리는 양현종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그림이었다. 그런데 불펜피칭부터 남다른 공을 뿌리기 시작하더니 연습경기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괴물의 성장세로 '양현종 후계자'라는 평가를 현재형으로 바꿔가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