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안 요소였던 '대체불가 유격수' 올해는 뭔가 다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15 11: 04

한화의 유격수 자리에는 ‘대체불가’ 하주석(27)이 있다. 리그 정상급 수비력으로 한화 내야를 든든히 수호하고 있다. 하주석의 존재 유무에 따라 한화의 성적도 극과 극을 오갔다. 
하주석이 개인 최다 141경기를 소화한 2018년 한화는 정규리그 3위로 돌풍을 일으키며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갔다. 당시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야수 제라드 호잉과 함께 한화 수비에서 높은 공헌도를 보이며 풀타임을 뛰었다. 반면 하주석 개막 5경기 만에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2019년에는 순식간에 9위로 떨어졌다. 
창단 첫 10위로 추락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지난해에도 하주석이 허벅지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72경기에서 21승50패1무(.296)로 승률이 3할에도 못 미쳤다. 조한민(5개) 박한결(2개) 등 대체 유격수들이 수비에서 크게 흔들렸다. 하주석이 뛴 72경기에서 한화는 25승45패2무(.357)로 그나마 3할대 중반 승률을 거뒀다. 

한화 내야수 이도윤, 박정현, 하주석(왼쪽부터)이 수비 훈련 중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sunday@osen.co.kr

기록이 말해주듯 한화에선 하주석의 존재가 너무나도 크다. 지난겨울 필라테스로 유연성, 속근육 강화에 힘쓴 하주석은 “2년간 부상이 너무 많았다. 올해는 다치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 최소 130경기 이상 나갈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며 3년 만에 풀타임 의지를 보였다. 
한화 하주석이 더블플레이를 연결짓고 있다. /cej@osen.co.kr
한화 코칭스태프도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훈련량을 조절하며 하주석을 세심하게 관리 중이다. 다만 팀으로 볼 때 언제까지 하주석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전천후 내야수 오선진도 종아리 비복근 손상으로 캠프 중 이탈한 가운데 대체 유격수 육성이 한화의 필수다. 
2년차 내야수 박정현에게 시선이 향하는 이유다. 지난해 2차 8라운드 전체 78순위로 늦게 지명됐지만 첫 해부터 1군에서 30경기 타율 2할7푼9리 17안타 1홈런 9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주석의 부상 이탈로 선발 유격수 기회를 잡은 뒤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 전까지 마지막 10경기에 타율 3할4푼4리 1홈런 7타점 OPS .913으로 활약했다. 
아직 수비력은 하주석에 미치지 못하지만 타격 재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 광주 KIA전 연습경기에도 6회 홍상삼에게 중월 2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경기 후 “박정현이 1회 실책에도 불구하고 타석에서 집중력을 보여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 박정현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한화 내부에선 박정현이 하주석을 긴장시킬 수 있는 견제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팀 전체로 봐도 대체불가 전력은 그 선수가 빠졌을 때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하주석 아니면 기댈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던 한화 유격수 구도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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