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내린 송윤준, 한화 불펜의 좌완 스페셜리스트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15 20: 32

한화 불펜은 마무리 정우람을 제외하면 대부분 오른손 투수들이 주축이다. 구성상 왼손 불펜이 필요하다. 선발 경험을 쌓던 김범수가 올해 구원으로 고정되지만 왼손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호세 로사도 한화 투수코치는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왼손 송윤준(29)을 주목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로사도 코치의 제안으로 송윤준은 팔을 내렸다. 투구폼을 스리쿼터로 바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6일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팔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36km로 빠르지 않았지만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았다. 

송윤준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송윤준이 원래 이렇게 공이 느린 투수는 아니었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은 139km. 하지만 로사도 코치는 송윤준의 구위보다 볼끝 움직임을 주목했다. 면담 과정에서 송윤준에게 “네가 구위를 생각한다면 내가 생각한 보직이 아닐 수 있다”고 냉정하게 이야기했다. 
송윤준은 ‘이글스TV’에서 로사도 코치와 대화한 내용을 말하며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내 것을 알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됐다”고 했다. 송윤준과 대화를 나누던 투수 조장 김진영은 “로사도 코치님은 선수에 맞는 분석으로 피드백을 해준다. 네게 필요한 것을 냉정하게 짚어서 얘기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 송윤준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로사도 코치는 “좌타자들을 상대로 스페셜하게 쓸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송윤준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하다 팔을 내리고 상체 움직임에도 변화를 줬다. 투심 패스트볼을 더 좋아진 것 같다. 좌타자 상대로 특히 쓰임새가 클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난 2011년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LG에 지명됐으나 1군 1경기 등판을 끝으로 방출된 송윤준은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를 거쳐 2019년 한화와 육성선수로 계약했다. 지난해 1군 26경기에서 홀드 1개를 거두며 23이닝 16탈삼진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방출의 시련을 딛고 새 팀에서 1군까지 올라왔지만 아직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OPS가 .823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이었다. 우타자 상대 피OPS는 9위(.780). 좌타자 봉쇄가 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 로사도 코치의 조언으로 폼을 바꾼 송윤준이 한화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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