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지켜본다" 유격수 알바 뛰는 김민수, 첫 개막 엔트리 맹렬 대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3.16 08: 12

“(김)민수는 2루와 3루를 좀 더 봐야 하는데…”
롯데 허문회 감독은 최근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다소 고민이 많아졌다. 젊으면서 백업급 선수들을 출장시키고 있는 연습경기이기에 큰 의미는 없지만 의도하지 않은 포지션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유격수 자원인 배성근의 발목 부상으로 딕슨 마차도의 백업 선수가 사라지면서 2루와 3루 자원으로 분류된 김민수가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다.
약간의 잔실수는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김민수는 유격수 자리에서 큰 실수 없이 무리 없는 플레이를 펼쳐주고 있다. 허문회 감독도 “이 역시 선수들에게는 기회일 것이다. 정규시즌 때도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어떤 급한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 그럴 경우 김민수가 유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고 말한다.

롯데 김민수 /youngrae@osen.co.kr

김민수에게 유격수는 낯선 포지션은 아니다. 2017년 드래프트 당시 김민수는 거포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잊혀졌던 ‘고교 거포 유격수’의 별명을 ‘임시 알바’를 통해서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그는 “2군에서도 유격수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훈련은 계속 했었다. 낯설지 않고 움직임이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면서 “데뷔 때보다 몸이 커지긴 했지만 그래도 못 할 정도는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마차도였으면 쉽게 잡을 수 있는 평범한 타구들을 어렵게 잡아서 호수비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웃으며 현재 유격수 수비를 보는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비교 대상 자체가 레벨이 다르지만 그래도 유격수를 보는데 문제없다는 사실을 재차 어필한 것.
허문회 감독이 말했듯이 김민수도 현재 임시 유격수를 보는 것이 기회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유격수를 보는 이 상황 역시 기회다. 제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마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가 기회를 갈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매년 개막을 앞두고 1군 엔트리 문턱에 다가섰지만 아직 한 번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 데뷔 시즌부터 도돌이표처럼 운명은 반복됐다. 그는 “아직 데뷔하고 개막 엔트리에 들어본 적이 없다. 활용가치가 있는 상태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나에게는 큰 의미가 될 것 같다”며 “매년 이 시기가 되면 하는 말이긴 하지만 신인 때 기회가 되게 가깝다고 느꼈다. 그럴수록 조급해져서 더 안됐다. 이제는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목표를 되새겼다.
김민수 뿐만 아니라 현재 연습경기에서 강로한, 추재현, 신용수 등 내외야를 오가며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더 있다.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고 잘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와닿고 있다. 그는 “아마 감독님께서 여기저기 지켜보고 계신다는 무언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잘해야 하는 것이 선수의 목표다. 야구장에서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연 김민수는 매년 반복된 개막 엔트리 진입 실패의 아픔을 올해는 극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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