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나타나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 림을 갈랐다. 더 이상 흐름을 내 줄 수 없는 상대의 작전타임에 벤치로 향하다 그대로 다리가 풀려 넘어졌다. 후배는 말없이 웃으며 그의 두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4쿼터 6분 13초를 남기고 61-48 스코어를 만들며 우승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린 남긴 ‘맏언니’ 삼성생명 김보미(35)의 플레이다.









챔피언결정전 MVP 김한별(22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배혜윤(15득점), 김보미(12득점), 김단비(12득점), 윤예빈(11득점)등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은 15일 오후 경기도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최종 5차전 KB스타즈와 경기에서 74-57로 승리하며 15년만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WKBL이 단일리그제로 바뀐 이후 14년 만에 5차전까지 이어진 챔피언결정전에서 거둔 값진 승리이자 우승이었다.





베테랑 동갑내기 김한별과 김보미가 버티는 삼성생명은 5차전까지 이어진 챔프전에서 연장만 2번이나 펼쳤다.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우리은행을 잡는 파란을 일으키고 ‘에이스’ 박지수가 버틴 KB스타즈와 혈전을 펼치며 체력은 이미 바닥을 친 상황. 은퇴를 예고하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코트를 누빈 ‘맏언니’ 김보미의 에너지가 용인에게 15년만의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김보미는 우승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농구는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평생 농구만 한 그가 후회없이 다 쏟아냈다는 의미로 들린다. 스스로 하얗게 불사른 김보미에게 챔피언 메달은 당연했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