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선 묘한 경험을 했다. 이날 경기에선 상대팀 벤치와 3루 주루코치 박스에 아버지 이종범이 서 있었다.
2019년 LG 2군 총괄 코치를 지낸 이종범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왔고, 올 시즌에는 류지현 LG 감독을 도와 1군 주루코치를 맡았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이종범-이정후 부자가 서로 적으로서 만난 첫 경기였다.
이정후는 이날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아버지가 상대팀 유니폼을 입고 지켜보는 가운데 2타수 무안타,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2타점을 기록했다.

1회 2사 후 첫 타석에서 1루수 정면 강습 타구를 때려 땅볼 아웃된 이정후는 4회 무사 3루에서 1루수 땅볼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3-0으로 앞선 5회 1사 2, 3루 찬스에서는 좌익수쪽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는데, 직선타 아웃되면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다.
5회까지 뛴 이정후는 조기 교체,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이정후는 키움 홍보팀을 통해서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상대팀 유니폼을 입은 아버지를 그라운드에서 만났는데, 평소와 똑같다.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내 플레이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날 타구 질은 괜찮았으나 안타를 치지 못한 것을 자책했다. 이정후는 “최근 타격 때 좋지 않은 습관이 나오고 있다. 강병식 타격 코치님이 내가 안 좋았을 때 모습을 알고 있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잡아가고 있다. 시범경기 동안 이 부분을 보완해서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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