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3개팀 뿌리치고 한화행, 올스타 거물 코치가 한국에 온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17 06: 03

호세 로사도(47) 한화 신임 투수코치는 2021시즌 KBO리그 구성원 중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3명 중 한 명이다. 다른 2명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과 추신수(SSG). 투수로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올스타 경력을 갖고 있다. 
하위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외로운 에이스로 활약하던 1997년과 1999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는 “올스타에 자부심이 있다. 처음으로 올스타가 됐을 때는 남미 선수 최초라 의미가 있었다. 두 번째는 앤디 페티트, 데이비드 웰스 등 위대한 선수들을 제치고 유일한 아메리칸리그 왼손 선발투수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로서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빅리그 경력이 불과 5시즌 만에 끝났다. 20대 중반에 일찍 은퇴했지만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15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며 은퇴 후 지도자로 보낸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 

한화 로사도 투수코치 /cej@osen.co.kr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육성을 오랜 시간 전담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투구 메커니즘을 생체 역학 데이터로 분석한 훈련 프로그램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입소문을 탄 최첨단 야구 센터 드라이브라인도 찾아 관련 데이터 공부를 할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사진] 캔자스시티 시절 로사도 코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겨울 로사도 코치는 메이저리그 3개 팀으로부터 콜을 받았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코치직 제의가 있었지만 로사도 코치는 낯선 나라 한국으로 향했다. 한화 사령탑에 부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연락을 받곤 큰 고민 없이 결심했다. 수베로 감독과는 캔자시스티 선수 시절 처음 만났고,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감독과 투수코치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었다. 
로사도 코치는 “수베로 감독의 전화를 받고 대화를 나눈 뒤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다. (2019년 11월 프리미어 평가전을 위해)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코치로 한국의 스카이돔(고척)에 온 적이 있다. 그때 한국야구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다시 오고 싶었는데 때마침 수베로 감독이 제안을 해줬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문화를 배우는 것을 졿아한다. 도전이다”고 한국행을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한화에서도 자신의 지도 철학을 펼치고 있다. 데이터를 기본으로 선수에게 근거 자료를 제시한다. 그는 “공의 움직임과 팔 각도를 유심히 본다. 투수마다 몸의 구조와 특성이 다르다. 신체 역학적인 장단점을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심이 뛰어난 좌완 송윤준의 팔을 스리쿼터로 내려 좌타 상대 강점을 살리는 게 좋은 예. 구위를 살리는 데 매몰돼 있던 송윤준도 생각을 바꿔 스리쿼터 변신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한화 로사도 코치가 정우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소통 능력도 빛을 발하고 있다. 한화 투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로사도 코치의 지도에 신선함을 느낀다. 투수 최고참 정우람도 “사소한 부분도 디테일하게 가르쳐준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어떤 훈련을 왜 하는지 쉽게 설명해준다. 나 역시 잊고 있던 부분을 다시 알게 됐다”며 “코치님은 모든 선수들을 똑같은 관점에서 바라본다. 팀이 건강해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반겼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매일 같이 투수조 미팅을 열고 개별 면담도 가진 로사도 코치는 “누구나 처음 만나면 서로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하다. 야구 외적으로도 선수들과 친밀해지고, 좋은 관계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 면담에서 선발보다 구원 보직을 희망한 김범수의 요청도 즉시 받아들였다. 
한화 로사도 코치가 김범수의 불펜투구를 지켜보며 지도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한화 투수진은 수준급 투구를 펼치며 누구를 엔트리에서 뺄지 고민해야 할 만큼 자원이 많아졌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들의 전체적인 발전이 눈에 띈다. 로사도 코치가 잘 가르친 덕분이다”고 전적으로 신뢰를 보냈다. 로사도 코치는 “우리 선수들 모두 재능을 갖고 있다. 개막 엔트리, 보직 결정이 힘들 것 같다”며 “시즌이 끝났을 때 선수들 모두 결과를 보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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