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팀 내 최고참이지만, 야구를 향한 열정은 신인과 다를 바 없다. 올해로 38살이 된 이현승이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1983년생인 이현승은 정상호, 김승회의 은퇴로 올해 두산 베어스의 최고참 선수가 됐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각오로 그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장소는 1군이 아닌 2군 스프링캠프였지만, 오히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하며 젊은 기운을 제대로 받았다. 열정 넘쳤던 20대 시절을 떠올리며 더 큰 의욕이 생겼다.
이현승은 지난 2002년 현대 2차 3라운드로 프로에 입단해 우리, 히어로즈 등을 거쳐 2010년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불펜투수로서 본격적으로 실력이 만개한 건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였다. 그해 41경기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에 이어 2016년 56경기서 25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견인했다. 이후에도 한국시리즈에 꾸준히 출전, 두산 왕조의 주역으로 우뚝 선 그였다. 이현승의 한국시리즈 기록은 19경기 1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0.53이다.
2019년 9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현승은 지난해 62경기서 2세이브 10홀드를 수확하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뽐냈다. 이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올해도 그 기세를 잇고 싶다.
다행히 스프링캠프서 부상 없이 몸을 착실히 만들었다. 지난 10일 진행한 첫 라이브피칭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원래 5월은 돼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몸을 잘 만들어서 왔다. 라이브피칭인데도 공 끝이 좋았다”며 “충분히 제 때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올해 두산 불펜은 좌완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권혁의 은퇴, 함덕주의 선발 전환으로 믿을만한 좌투수가 부족해진 상황. 이교훈, 박성모 등 어린 선수들이 캠프서 성장세를 보였지만, 1군 즉시전력감으로 볼 순 없다.
다시 한 번 이현승이 존재감을 발휘할 때가 왔다. 그가 태우는 사실상 ‘마지막 불꽃’에 관심이 쏠린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