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롯데 김민수의 맹타는 내야 주전 구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김민수의 날카로운 타격감이 연습경기 막바지, 롯데 선수단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김민수는 연습경기 내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리고 지난 13일 NC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16일 역시 NC와의 경기에서는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했다.
김민수는 연습경기 기간 수비 포지션에서 가치를 재발견했다. 본래 포지션인 3루수, 그리고 지난해 2군에서 착실하게 훈련하고 경기에 나서며 경험을 쌓은 2루수, 이따금씩 소화했던 1루수는 기본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포지션이었던 유격수까지.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했다. 체격을 불리면서 다소 버거울 것이라고 생각됐던 유격수 자리에서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건실한 수비력을 뽐냈다. 허문회 감독이 보기에도 기대 이상이었다.

롯데의 1군 내야진 구도에 틈을 만들기에는 아직 김민수가 쌓은 기반이 없다. 주 포지션인 3루에는 지난해 17홈런으로 잠재력을 터뜨린 한동희가 버티고 있고 유격수는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 2루와 1루에는 베테랑인 안치홍과 정훈이 포진해 있다. 내야진 백업에서도 지난해 1군에서 안치홍의 부상 공백을 충실히 채운 2루의 오윤석, 수비력에서는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배성근이 있다.
그러나 김민수의 현재 페이스는 내야 주전급 선수들을 긴장시킬 만큼 매섭다. 또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김민수의 주력 포지션인 3루의 한동희, 2루의 안치홍은 김민수의 존재가 가장 위협적으로 느껴질만한 선수들이다.
연습경기 기간 동안 한동희와 안치홍 모두 체력 관리차 컨디션 조절을 했지만 시범경기 기간부터 페이스를 찾지 못할 경우 김민수를 당연히 의식할 수밖에 없다. 물론 김민수가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더라도 1군 엔트리에 생존한다면 또 다른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허문회 감독 역시 김민수를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하며 장기 레이스를 여유롭게 풀어갈 수 있는 카드를 얻게 되는 셈이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감독님이 여기저기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직 한 번도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만큼 현재 페이스에 더욱 조급해질 수 있지만 멘탈 관리를 하는 법을 터득하며 차분해지려고 한다. 질문을 하고 답을 얻은 스승은 허문회 감독이었다.
김민수는 “지난해 감독님 부임 이후 정말 많은 질문을 하며 배우려 노력했다. 그 중 타석에서 결과가 좋든 안 좋든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두고 시합에 임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것이 멘탈 관리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막까지는 이제 연습경기 1경기, 시범경기 10경기 총 11경기가 남았다. 17일 NC와의 마지막 연습경기부터는 주전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해 경기를 소화한다. 진정한 경쟁 구도가 막을 올리는 셈. 과연 김민수는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며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쟁취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