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10년 넘게 기르더니...이번엔 죽어가는 강아지 구했다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3.18 05: 52

KIA 타이거즈가 애견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앤서니 르루 퓨처스 팀 투수 코디네이터의 선행이 화제를 모았다. 길 가에서 죽어가는 강아지를 살린 것이다. 
지난 15일 전용훈련장 함평훈련장에서 코치진 미팅을 위해 광주로 이동하던 도중 동함평 IC 근처 길가에 쓰러진 강아지를 발견했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촬영 포즈를 취해준 일레븐.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으나 위급한 것 같아 차를 급히 돌렸다. 쓰러진 강아지에게 다가가니 교통사고를 당한 듯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급하게 함평의 동물병원 두 곳을 찾았지만 검진과 치료가 어렵자 차를 돌려 광주로 이동했다. 야구장 근처의 동물병원에서 검진결과 앞다리와 뒷다리, 턱까지 복합골절상을 당했다. 
수 십만원의 검진비는 자비로 냈으나 700만 원의 수술비와 치료비가 문제였다. 앤서니는 고민 끝에 기부사이트 'GO FUND ME'를 찾았다.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해 내가 데리고 있다. 6~7개월 된 보물같은 암컷 강아지이다. 이름을 '오레오'로 지었다.  도움을 받고 건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기부를 요청했다. 
순식간에 성금이 답지했다. 외국인투수 애런 브룩스는 가장 먼저 기부를 했다. 243명이 기부에 나섰고 24시간이 되기도 전에 목표액 7000 달러에 도달했다. 여기에 선수들, 프런트 직원까지 자발적으로 수술비를 보탰다.  
오레오는 무사히 수술을 받게 됐다. 앤서니 코치는 "19일(금)에 수술을 할 예정이다. 기부해주신 돈은 사용 영수증까지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앤서리 르루 코치와 오레오./앤서니 르루 SNS
앤서니의 선행과 함께 KIA 구단의 애견과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KIA 직원들은 떠돌이 유기견 '일레븐'을 10년 넘게 기르기도 했다. 일레븐은 지난 2010년 5월 무등야구장에 갑자기 나타났다. 왼쪽 다리가 심하게 골절 되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누군가에서 학대를 당해서인지 유난히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했다. 
측은하게 여긴 한 직원이 매일 정성껏 밥을 챙겨주며 교감을 했고 마침내 치료에 성공했다. 직원은 11번째 우승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일레븐'이라는 이름을 지었고 그때부터 가족처럼 함께 했다. 
무등야구장과 새로 지은 챔피언스필드까지 10년 넘게 동행이 이어졌다. 선수들의 귀여움도 독차지했다. 힘든 원정경기를 마치고 새벽 야구장에 도착하면 일레븐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었다.
일레븐은 야구장을 찾을 때부터 노령견이었다. 10년이 지나자 노환으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었다. 작년 초 자신을 살펴준 직원의 고향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직원 노모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직원들은 장례까지 치러주었다. 
일레븐이 떠난 지 1년 만에 오레오에게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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