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루, 이러다 오재원이 봐야하나…뚜렷한 후보가 없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3.18 07: 02

삼성으로 떠난 오재일의 빈자리가 커보인다. 아직 시범경기도 아닌 연습경기 단계이지만, 그래도 주전 1루수를 차지할만한 후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오재일이 떠난 1루 공백 메우기다. 그러나 연습경기를 마치고 시범경기를 앞둔 현재 아직도 불확실이란 단어가 1루 주위를 맴돌고 있다. 17일 잠실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1루의 새 주인을 묻자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최초 플랜은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민혁이었다. 실제로 현재 가장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김민혁은 2015년 두산에 입단해 심정수, 김동주의 뒤를 이을 우타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선수. 그러나 연습경기서 주전을 차지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제대로 된 스윙을 휘두르지 못했다. 수비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으나 방망이가 너무 무디다. 김 감독은 “기회를 많이 주고 있는데 뭘 보여줘야 쓸 수 있다”고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습을 가졌다.두산 오재원이 캐치볼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sunday@osen.co.kr

김민혁이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또다른 후보로 신성현, 호세 페르난데스 등이 거론되지만 신성현의 경우 1루가 주 포지션이 아니다. 여기에 최근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2군에서 내야와 함께 외야 수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타격도 아직 1군에서 뚜렷하게 보여준 성과가 없다.
페르난데스 역시 1루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지난해 오재일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1루에서 191⅔이닝을 소화했으나 이럴 경우 또 지명타자 자리에 공백이 생긴다. 타선 극대화 측면에서는 페르난데스가 지명타자를 맡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김 감독도 “타격 집중 차원에서 지명타자가 낫다. 물론 수비도 잘하지만 본인이 안하려고 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오재원이 1루를 보는 플랜까지 고려해봐야 한다. 오재원의 내야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나 있으나 최근 2년간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고, 나이도 벌써 36살이 됐다. 풀타임 소화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만일 오재원이 주전 1루를 맡는다면 타선 약화도 불가피해진다. 1루에 보다 무게감 있는 젊은 선수가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2루를 강승호가 맡고, 오재원, 박계범 등이 뒤를 받치는 그림이 베스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마쳤을 뿐이다. 아직 개막까지 약 보름이라는 꽤 긴 시간이 남아 있다. KBO리그 대부분 구단들의 고민거리 역시 연습경기가 아닌 시범경기를 통해 해소된다. 1차 오디션이 사실상 실패로 마무리된 가운데 2차 오디션에서는 두산 1루의 새 주인이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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