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기의 패배가 약이 됐을까. 젠지가 담원의 13연승을 저지하고 2위 경쟁에서 다시 앞서나갔다. 금일 경기에서는 그간 그랩류 챔피언을 선호하지 않았던 ‘라이프’ 김정민의 쓰레쉬 선택이 있었다. 주영달 감독은 김정민의 쓰레쉬 선택에 대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했다. 선수-코치진 모두 알고있었기 때문에 착실하게 준비했다”며 배경을 말했다.
젠지는 18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담원과 2라운드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11승(5패, 득실 +11) 고지에 오른 젠지는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위 경쟁 우위’ ‘담원의 13연승 저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충격적인 지난 T1전 0-2 패배를 딛고 소중한 승리를 확보했다.
경기 후 OSEN의 인터뷰에 응한 주영달 감독은 먼저 지난 T1전 패배에 대해 언급했다. 주영달 감독에 따르면 T1전은 그간의 문제점이 수면으로 드러난 경기였다. 젠지의 승리 패턴은 ‘라인전 주도권을 이용한 플레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주영달 감독은 “패턴에서 벗어나면 서로 조급해지고 갈 길을 잃었다”며 “최근 연습에서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젠지는 담원전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먼저 담원은 ‘칸’ 김동하의 사이온을 상대하기 위해 ‘라스칼’ 김광희에게 초가스를 쥐어줬다. 초가스는 최근 중국 LPL에서 ‘줌’ 장싱란이 사용해 승리를 이끌었던 픽이다. 유병준 코치가 해당 경기를 살펴본 뒤, 김광희에게 추천했다. 주영달 감독은 “그간 우리는 사이드 주도권 챔피언에 대한 고집이 있었다”며 “탑 라인에 대한 해답은 ‘탱커’로 좁혀졌다. 초가스는 그중 하나다”고 말했다.
봇 라인에서도 인상적인 픽이 있었다. 쓰레쉬는 많은 서포터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김정민은 예외였다. 그랬던 김정민이 1, 3세트 쓰레쉬를 뽑아 크게 활약했다. 젠지는 팀 차원에서 김정민의 쓰레쉬를 착실하게 준비해오고 있었다. 주영달 감독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픽이었다. 김정민 선수는 솔로 랭크와 스크림에서 꾸준히 쓰레쉬를 연습해왔다”고 알렸다.
다만 선택받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유로 주영달 감독은 선수의 스타일을 꼽았다. 김정민은 그라가스, 세트 등 플레이메이킹이 탁월한 챔피언을 선호한다. 그래서 플레이메이킹보다 팀원 보호의 비중이 높은 쓰레쉬는 다소 맞지 않는 옷이었다. 주영달 감독은 “김정민 선수의 포지션은 주로 앞선이었는데, 최근 연습 과정에서 많이 좋아져 쓰레쉬를 선택할 수 있었다”며 “김정민 선수도 플레이 개선에 대한 욕심이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젠지는 아직 2위 확정까지 갈 길이 멀다. 한화생명의 향후 경기 결과에 따라 전승을 해야할 수도 있다. 주영달 감독은 승수보다 ‘경기력’을 강조했다. 주영달 감독은 “순위에 너무 얽매이면 제대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없다”며 “혹여나 패배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단단하게 경기하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후회없는 플레이를 위해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치며 주영달 감독은 연습 과정에서 희생했던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주영달 감독은 “김광희 선수가 연습때 많이 고생했다. 희생하면서 팀을 받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정말 칭찬하고 싶다”며 “김다빈, 유병준 코치도 팀의 방향성 잘 믿고 따라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