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4~5선발이 시즌 초반 ‘1+1’으로 운용된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식 전략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를 육성할 계획이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 그리고 김민우까지 1~3선발은 일찌감치 확정됐다. 남은 4~5선발 자리에 우완 문동욱, 김이환, 좌완 임준섭, 박주홍이 들어간다. 이들은 선발 경쟁자이자 협력 관계로 시즌 초반 함께 움직인다.
선발 후보들을 한 명씩 언급한 수베로 감독은 “캠프 기간 한 가지 이상 커맨드 되는 구종을 보여줬다”며 “시즌 초반 4~5선발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오프너도 그 중 하나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경기를 풀로 맡기는 것보다 나눠서 기용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한 ‘오프너’ 전략은 불펜투수가 선발로 1~2이닝을 짧게 막은 뒤 ‘실질적인 선발’인 두 번째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방식이다. 구위가 좋은 구원투수가 부담스런 경기 초반 상위 타선을 전력 투구로 막으면 선발급 롱릴리프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하위 타선부터 상대한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이 말한 오프너는 전통적인 의미와 다르다. 3~4이닝씩 던질 수 있는 투수 2명을 짝짓는 ‘1+1’ 방식에 가깝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도 4~5선발이 나오는 날 양현종을 두 번째 투수 ‘세컨드 탠덤’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준비 중이다. 확실한 선발 자원이 부족하거나 이닝 제한이 필요한 유망주 관리 차원에서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쓰여지기 시작한 방식이다.

수베로 감독은 “우리 선발 후보들은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당장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용하는 것보다 오프너나 탠덤으로 쓰면서 타순이 3바퀴를 돌기 전에 교체할 생각을 갖고 있다. 결과가 좋을 때 교체하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투수들이 시즌 중반부터 풀타임 선발로 전환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동욱, 김이환, 임준섭, 박주홍은 협력 관계이자 경쟁 관계로 시즌 초반을 함께한다. 한화의 시즌 초반 4~5선발은 문동욱과 임준섭, 김이환과 박주홍이 좌우 조합을 이뤄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임준섭(32)을 제외하면 문동욱(29), 박주홍(22), 김이환(21)은 20대 젊은 투수들이다. 풀시즌 선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차근차근 빌드업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 선수들 외에 또 다른 선발 자원도 있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 시즌을 소화한 베테랑 장시환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재활 막바지 단계에 있다. 개막 합류는 어려워졌지만 2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거쳐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늦어도 5월에는 1군 합류가 가능하다.

수베로 감독은 “영상을 통해 장시환이 보여준 퍼포먼스를 확인했지만 아직 실제로 던지는 것을 못 봤다. 돌아오면 바로 선발로 쓴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좋은 상태를 회복한다면 선발로 활용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장시환의 1군 복귀 전까지 4~5선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1명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