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KBO리그 최고의 외야 뎁스를 자랑한다. 어느 팀에 가도 주전을 맡을 수 있는 외야수가 무려 5명이나 있다. 지명타자 자리까지 감안해도 어느 한 명은 주전으로 기용되는 어려운 상황. 타팀들의 트레이드 요청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LG는 외야 빅5 활용의 묘수를 찾고 있다.
LG 류지현 감독은 20일 대전 한화전 시범경기가 취소되기 전 취재진으로부터 외야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LG는 주장 김현수(33)를 비롯해 채은성(31), 이형종(32), 이천웅(33), 홍창기(28)가 외야진을 이루고 있다.
국가대표 중심타자 김현수는 붙박이 좌익수. 우익수 자리는 장타력이 있는 채은성과 이형종, 중견수 자리는 공수주를 갖춘 이천웅과 출루율 높은 홍창기가 나눠 맡을 가능성이 높다.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하면 4명의 선수는 꾸준히 선발로 나설 수 있지만, 1명은 애매한 위치에 놓여질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류 감독은 “늘 말씀드리지만 선수들을 기용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본적인 생각은 그렇지만 어느 한 선수를 벤치에 놔두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아니란 생각이다”고 말했다.
모두 주전으로 뛴 선수들이고, 지금도 그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선수의 자존심과 동기부여, 박탈감을 생각해서라도 류 감독은 외부에 말 한마디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는 “선수 컨디션과 상대팀 투수 유형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하려 한다. 그 이상은 뭐라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우천 취소된 20일 한화전 시범경기에 LG의 외야는 김현수(좌익수) 이천웅(중견수) 채은성(우익수)으로 구성됐다. 지명타자는 이형종. 홍창기가 선발에서 빠졌지만 결코 주전 탈락의 의미는 아니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선발에서) 빠지는 선수가 한 명은 있을 텐데 적절하게 기용할 것이다. 선수들이 ‘내가 혹시’라는 마음이 들지 않게 할 것이다. 시즌 때도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보고 외야를 운영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전, 백업을 구분 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LG 외야의 행복한 고민은 1군 빅5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율 1위 한석현(27)과 홈런 1위 이재원(22)도 6번째 외야수로 대기 중이지만 당장 1군에서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다. 캠프 기간 성장세를 보인 한석현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천으로 이동했다.

류 감독은 “1군에선 기회가 너무 없을 것 같아 경기를 뛰라는 의미로 보냈다”고 밝히며 “1군 엔트리는 보통 투수 13명, 야수 15명이 기본이지만 상황에 따라 투수가 14명이 될 수도 있다. 선발이 열흘 빠지는 경우 야수를 1명 더 등록할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엔트리를 구성할 것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