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후반기, 올해는 전반기 휴식? 구창모의 풀타임 언제 볼 수 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3.21 09: 19

“잘 던졌다는 내용으로 브리핑을 해야 하는데 매번 부상 관련해서만 얘기를 한다.”
NC 이동욱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같은 발언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전반기 13경기 9승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한 구창모의 부상 회복 상태를 궁금해 하는 취재진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리그 선두 팀의 에이스이자 한국 야구의 에이스가 될 젊은 좌완 투수를 향한 관심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었다. 구창모가 돌아올 때까지 이동욱 감독의 경기 전 브리핑은 구창모와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혹자들은 이 당시의 이동욱 감독을 보며’ 구창모의 대변인이 된 것 같다’고도 말했다.

7회초 수비를 마친 NC 구창모가 더그아웃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jpnews@osen.co.kr

구창모는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돌아왔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38(13이닝 2자책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구창모가 엔트리에 있었을 때(68경기 44승22패 2무 승률 .667)와 없었을 때(76경기 39승33패 4무 승률 .542)의 격차는 꽤나 컸다. 토종 에이스는 팀을 이끌어가는 동력이었다. 그리고 토종 에이스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전완부 피로골절 증세로 지난해 후반기를 거의 날려버린 구창모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던졌기에 올해 시즌 출발은 함께할 것으로 내다봤다. 확실한 부상 회복을 위해 1군 스프링캠프 대신 재활군에서 몸을 차근차근 만들기로 했다.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관리 모드 하에 올 시즌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구창모는 차도가 없다. 2월 17일 섀도우 피칭을 시작했고 피로골절 부위의 선(금이 간 부위)이 희미해졌다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차도가 없다. 연습경기 시작 시점이던 지난 3월 초, 이동욱 감독은 “30m 캐치볼을 하는 정도다. 얼굴 본 지도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우천 취소된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동욱 감독은 “아직 30m 캐치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상태면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쉽게 확언을 하지 않는 이동욱 감독의 발언 스타일 상. 구창모의 개막 로테이션 합류 불가를 사실상 못박는 발언이었다.
2주 뒤면 개막전이다. 단계별 투구프로그램(ITP) 상으로는 캐치볼 거리를 약 50m까지 늘린 뒤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실전 투입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통증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태가 빠르게 호전된다고 하더라도 시간상으로 개막 로테이션 합류까지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이동욱 감독은 캠프 기간 구창모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때 “잘 던졌다는 내용으로 브리핑을 해야 하는데 매번 부상 관련해서만 얘기를 한다”며 푸념 아닌 푸념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에이스의 복귀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가장 속이 타들어가고 답답할 사람은 이동욱 감독이다. 현재로서는 이동욱 감독도 구창모의 상태를 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저 부상이 완전히 회복해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구창모 없는 구창모팀’의 시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동욱 감독의 대변인 역할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챔피언의 수성을 위해서는 선발진 한 자리는 물론 한 경기 자체를 오롯이 책임질 수 있는 구창모의 빠른 복귀가 필요하다. 구창모도 에이스로 완벽하게 거듭나기 위해서 이제는 건강함을 증명해야 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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