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기간 동안 경쟁에서는 자유로웠던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 이제는 시범경기를 통해서 좀 더 긴장감 있게 투구를 펼쳐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롯데는 올해 소수 정예 선수단으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투수 16명, 야수 21명, 총 37명이 참가했다. 변화를 꼽자면 시범경기를 앞두고 합류한 신인 투수 김진욱 정도다.
일단 개막전에 나설 28명의 선수 분포는 투수는 13명, 야수는 15명 정도가 될 전망이다. 야수진의 경우 주전 포수와 중견수, 내야 백업 자리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치고 있다. 선발진에서도 이승헌, 서준원, 그리고 김진욱까지 합세한 5선발 경쟁이 시범경기 막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롯데의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에서 자유로웠던 청정지대는 투수진, 특히 불펜진이었다. 개막 투수 엔트리가 13명으로 꾸려질 경우 현재 김진욱까지 포함한 투수진 17명 가운데 4명 만에 1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다.
선발진은 댄 스트레일리, 앤더슨 프랑코, 노경은, 박세웅 정도는 확정이다. 이승헌, 김진욱 중 5선발 탈락자가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신인 김진욱은 선발로 육성 방침을 정했기에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할 경우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불펜진은 1군에서 활용할 투수들 위주로 캠프를 치렀기에 지난 시즌에 나섰던 투수진 구성과 그리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마무리 김원중을 필두로 구승민, 최준용, 박진형, 김건국, 김대우, 오현택, 김유영, 이인복, 진명호가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경쟁이 빡빡하지는 않았지만 이들 중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는 4명이 나올 전망이다.
연습경기 8경기에서 롯데 투수진의 성적은 대부분 좋다. 팀 평균자책점은 1.75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펜진으로 나서야 할 일부 선수들의 구위가 썩 뛰어나지 않았다. 선발진은 대부분 140km 중후반대의 구속을 뿌리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마무리 김원중도 온전하지는 않지만 140km 중반대의 구속을 찍으며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좌완 김유영 역시 꾸준히 140km 초중반대의 구속을 찍으며 유일한 좌완으로 1군 엔트리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필승조 롤을 맡아야 할 구승민, 박진형, 최준용의 연습경기 모습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 모두 140km 중후반대의 구속을 뿌릴 수 있는 투수들이지만 연습경기에서는 아직 140km 안팎의 구속에 그치는 모습. 구속이 컨디션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구속과 구위가 올라와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다소 우려스러운 점으로 판단할 수 있다.
구승민은 4경기 평균자책점 0(4이닝 무실점), 3탈삼진으로 운영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박진형은 4경기 평균자책점 6.75(4이닝 3자책점)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다. 최준용 역시 3경기 평균자책점 9.00(3이닝 3자책점)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에 머물렀다. 필승조를 책임져야 할 선수들이 시범경기 기간 구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따뜻하기만 한 롯데의 봄이다. 하지만 봄의 기운이 정규시즌 돌입해서도 이어져야 한다. 시범경기라는 마지막 테스트 기간 불펜진은 다시 경쟁력 있는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