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든 사이영상 투수, 삼진 당하고 미소 "이게 야구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22 04: 09

시범경기부터 사이영상 투수 맞대결이 벌어졌다. 승자는 제이콥 디그롬(33·뉴욕 메츠)이었다. 
디그롬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더 볼파크 오브 더 팜비치스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등판, 4⅔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 57개로 깔끔한 투구. 
하지만 이날 디그롬이 가장 환하게 웃었을 때는 타석에 섰을 때였다. 지난해 코로나 특별 규칙으로 양대리그 모두 지명타자를 쓰면서 투수가 타격할 일은 없었다. 올해는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가 다시 없어졌고, 이날 디그롬은 모처럼 방망이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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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아웃된 디그롬은 5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2타수 무안타. 그래도 디그롬은 즐거웠던 모양이다.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면서도 미소를 지었던 디그롬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타격을 할 수 있어 즐거웠다. 이게 야구의 일부분이다. 작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고 말했다. 
디그롬은 타자로 통산 250타수 66안타 타율 1할8푼9리 3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 65타수 13안타 타율 2할에 홈런 2개를 넘기며 매서운 타격 솜씨를 뽐냈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유격수로 뛰다 뒤늦게 투수로 전향한 디그롬은 우투좌타자로 왼손 타석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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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디그롬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마운드에 있을 때. 이날 디그롬의 패스트볼 구속은 99~101마일(159~163km) 사이에 형성됐다. 앞선 등판에서 102마일(164km)까지 던질 정도로 페이스가 오른 디그롬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을 0.66으로 낮췄다. 13⅔이닝 21탈삼진으로 압도적 구위를 뽐내고 있다. 
30대가 된 후에도 매년 패스트볼 구속이 상승 중인 디그롬은 2018~201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지난해도 사이영상 투표 3위. 올해는 개인 3번째 사이영상 수상을 노리고 있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을 3회 이상 수상한 투수는 모두 10명. 현역 선수로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맥스 슈어저(워싱턴)가 있다. 이날 디그롬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투수가 슈어저였다. 
슈어저는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했다. 3회까지 실점 없이 막았지만 4회 마이클 콘포토에게 솔로포, 5회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스리런포로 홈런 2방을 맞았다. 앞서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한 슈어저는 이날 부진으로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3.95로 올랐다. 하지만 투구수를 90개로 늘려 개막전을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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