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볼을 잘 잡냐?’고 한 마디 했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시범경기. 추신수의 타석 결과에 모든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1회초 첫 타석 때 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롯데 선발 노경은과 상대한 추신수는 2B2S 상황에서 몸쪽으로 오는 변화구에 반응하지 못하고 지켜봤다. 추신수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해 덕아웃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권영철 주심의 삼진 콜은 올라가지 않았다. 추신수는 다시 머쓱한 표정으로 타석으로 돌아왔다.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첫 타석 볼넷은 사실 미심쩍었다. (타석에서는) 100%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그는 “덕아웃에 돌아와 차트를 보니까 스트라이크를 불러도 되고, 볼을 불러도 되는 공이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믿고 스스로 판단한 것.
추신수는 일단 이날 심판진을 향해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내가 일찍 판단하면 안됐다. 심판 분들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만들어 낸 롯데 포수 강태율을 향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상대팀 선수들 이름까지 모두 외우지 못한 추신수는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강태율의 프레이밍 만큼은 인정했다.
그는 “이름이 기억은 잘 안나지만 상대 포수가 보기 좋게 공을 잘 잡았던 것 같다”면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면서 ‘볼 같은 공을 왜 이렇게 잘 잡냐’고 장난식으로 얘기를 했다”면서 일화를 전했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포수 강태율은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공수에서 가장 많이 성장세를 보여준 포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현역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와 마음을 다잡았고 주전 포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추신수의 스트라이크 존을 뒤흔든 강태율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타석에 들어서면서 추신수 선배께서 잘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대단한 선수에게 칭찬을 받아 기쁘다. 프레이밍에는 자신 있었는데 직접 칭찬을 들으니까 더 뿌듯하고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신수 현재 추신수 나름대로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고민이 크다. 6타석 만에 자신이 생각했던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그는 “지금 6타석을 들어섰는데 지금은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리고 있다. 저만의 것이 없는 것 같다”면서 “조금씩 경기에 나서다 보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답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