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경기도 아닌데…”
추신수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3타석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무대에서 치른 두 번째 공식 경기 만에 나온 첫 안타와 볼넷 그리고 득점이었다.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노경은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스트라이크 존 판정과 관련해서 고개를 갸웃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추신수는 1루에 걸어나갔다. 이후 최정의 2루타 때 3루에 도달한 뒤 제이미 로맥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첫 득점까지 나왔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지만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경쾌한 타격음을 내면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한국 무대 공식 경기 첫 안타였다.
추신수가 볼넷을 얻어내 출루하고 득점을 한 순간, 그리고 안타를 때려낸 순간에 함께한 것은 SSG 동료들이 덕아웃에서 보낸 환호성이었다. 이날 경기는 SSG가 3-10으로 패했지만 롯데의 득점 순간보다 SSG 덕아웃의 데시벨이 더 높았다고 표현해도 무방했다.
경기 후 추신수는 동료들의 환호성에 멋쩍은 듯이 소감을 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 1681안타, 868볼넷, 961득점을 올린 추신수도 그 어느 순간보다 큰 환호성을 받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환호는 없었던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볼넷도 많이 얻고 안타도 많이 얻었다”면서 “사실 첫 번째 볼넷도 미심 쩍은 볼넷 이었는데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정식경기도 아닌 시범경기에서 안타를 쳤다고 동료들이나 코치님들의 환호성을 받으니 기분이 이상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동료들의 응원에 추신수는 싫지 않은 듯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훨씬 많은 안타도 치고 볼넷도 많이 얻었는데 처음이라서 이런 환호를 받았는데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이날 추신수는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페이스와 감각에 대해서는 걱정을 내비쳤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안타일 뿐이다”면서도 “지금 페이스가 굉장히 빠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하기 전 2~3일 정도 라이브 배팅을 시작하는 시점인데 지금 나는 일주일 정도 훈련을 하고 바로 경기를 뛴다. 평소보다 상당히 빠른 페이스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브 배팅을 할 때도 스윙을 하지 않고 공만 지켜본다. 시범경기 첫 2~3경기에서도 공을 많이 보는 편이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름대로 루틴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금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개인적으로 타격감과 페이스, 루틴을 되찾는 과정을 치르고 있고 야구 외적으로는 동료들과 친해지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날 추신수가 만들어낸 ‘처음’의 순간들과 함께한 환호성은 ‘빅리거 출신 대선배’ 추신수가 조금씩 SSG의 일원으로 녹아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대목이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