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뒤에 2루수? 김현수, ‘시프트 덫’을 어떻게 뚫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3.23 06: 01

 LG 트윈스 김현수를 상대하는 팀은 수비 시프트를 일상적으로 한다. 시범경기에서 김현수는 더욱 정교해진 상대 시프트의 덫에 걸리고 있다. 1~2루 사이 땅볼 타구를 줄여야 한다. 
끌어당기는 성향이 강한 김현수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면 내야진은 우측으로 이동한다. 2루 베이스 왼쪽에는 3루수만 서 있다. 2루수는 1루쪽으로 이동하고, 유격수가 2루 베이스 오른쪽으로 넘어가 평소 2루수 위치 근처에 선다.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KT 시범경기. 김현수는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는데, 2번의 범타는 모두 시프트에 걸린 타구였다. 

[사진] 22일 KT전에서 김현수 타석 때 시프트. / 스포티비 중계 화면

1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 김현수는 유격수가 1루와 2루 베이스 사이로 이동한 시프트에 걸려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이제 김현수 타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6회 타석이 황당했다. 1사 후 김현수는 김재윤의 공을 강하게 끌어당겼고, 타구는 1루수 다리 옆을 빠져나갔다. (1루수가 넘어지면서 잡을 수도 있었던 타구). 타구는 외야 잔디로 빠져나갔으나, 재빨리 나타난 2루수가 잡았고,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에게 던져 아웃시켰다. 대수비로 들어온 2루수 권동진이 한 차례 타구를 더듬었으나 여유있게 아웃됐다. 안타 하나를 도둑맞은 셈이었다. 
[사진] 22일 KT전, 6회 김현수의 땅볼 타구를 2루수가 1루수 뒤쪽에서 잡아 처리하고 있다. / 스포티비 중계 화면
지난 21일 한화와의 시범경기. 김현수는 2개의 삼진을 당했고, 2루수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2루 베이스 옆을 빠져 외야로 굴러가는 타구였는데, 시프트에 걸려 가까스로 내야 안타가 됐다. 
한화는 2루수를 2루수 베이스 오른쪽에 붙여 놓고, 유격수를 1루수와 2루수 사이에 배치하는 시프트를 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2스트라이크 이전까지는 수비가 제일 좋은 유격수를 타구가 가장 많이 가는 쪽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김현수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이후 1~2루쪽 땅볼 타구에 대비하는 시프트는 일반적인 상황이 됐다. 김현수의 타구가 워낙 많이 향하기 때문. 지난 시즌에도 안타성 타구가 2루수에게 잡히는 장면이 종종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시프트에 맞서는 타자들이 시프트를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일부러 수비수가 없는 빈 공간으로 밀어치려고 하면 타격 타이밍과 밸런스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타자들에게 상대 시프트를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타격을 하라"고 주문한다.
김현수가 시프트를 깨기 위해서는 더 강한 타구를 날려야 한다. 땅볼 타구가 되더라도 수비수 사이를 뚫어낼 수 있는 빠른 타구, 아니면 수비수 키를 넘기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려야 한다. 정확한 컨택으로 배럴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 /orange@osen.co.kr
[사진] 21일 한화전, 김현수 타석 때 한화 내야수들의 수비 시프트. / 스포티비 중계 화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