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성장 중인 ‘제2의 김재호’ 안재석(19·두산)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선발 유격수로 루키 안재석을 기용했다. 서울고 출신의 안재석은 김재호(2004년) 이후 17년 만에 두산이 1차 지명으로 뽑은 내야수. 입단 당시 ‘제2의 김재호’로 불리며 스포트라이트틀 받았고,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롤모델’인 김재호에게 직접 수비 지도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서 선보인 기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탄탄한 수비 기본기와 함께 타격에서도 재능을 드러냈다. “기량을 봤을 때 앞으로 굉장히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1군에서 빨리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김태형 감독의 호평을 통해 안재석의 잠재력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캠프서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잡았다. 지난 2경기서 모두 출전했지만, 선발은 처음이었다.
타석에서는 아직 1군 투수들의 구위에 적응하지 못하며 2루수 땅볼, 3루수 뜬공에 그쳤다. 그러나 수비만큼은 선배들 못지않은 기본기를 뽐냈다. 4회 라이언 힐리, 5회 최인호의 뜬공 타구를 적극적인 콜플레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포구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실책은 땅볼 타구를 처음 접한 6회 발생했다. 라이온 힐리에게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며 2-3으로 끌려간 상황. 계속된 2사 2루 위기서 최재훈의 강하고 빠른 땅볼 타구가 찾아왔다. 그러나 포구 과정에서 공을 한 차례 떨어트렸고, 재빨리 주워 1루에 송구했지만, 공은 1루수 키를 훌쩍 넘겨 잠실구장의 1루 불펜 담장으로 향했다. 그 사이 2루주자 장운호가 득점에 성공.
6회말 곧바로 한 점을 추격한 두산은 결국 3-4로 석패하며 시범경기 3연패에 빠졌다. 안재석의 실수는 쐐기점을 헌납한 치명적 실책으로 기록됐다.
다행히 지금은 정규시즌의 리허설인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다. 여기에 안재석은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고졸 루키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선발 기회를 잡았고, 그 과정에서 송구 불안이라는 과제를 확인했다. 그릇을 닦아봐야 그릇도 깨는 법. 안재석이 향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