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레벨 커리어만 17년차에 접어들고 39세 시즌을 맞이하는 추신수(SSG)에게는 지금 모든 것이 새롭다.
추신수는 지난 21일부터 시범경기 창원 NC전을 시작으로 KBO리그 공식전 경기를 소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2주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이후 열흘 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다.
미국 무대에서 산전수전 그리고 공중전까지 모두 겪은 추신수에게 고국은 설렘의 무대였지만 동시에 낯선 무대이기도 했다. 그를 향한 기대치는 보통의 선수와는 다르기에 플레이 하나하나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첫 3경기에서 성과는 나쁘지 않다. 첫 볼넷, 득점, 안타, 타점까지 모두 만들어냈다. 경기 당 3타석 씩, 총 9타석에 들어서서 7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2볼넷의 기록이다. 첫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경기인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3타석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1삼진 그리고 3번째 경기 23일 롯데전에서는 3타석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첫 경기를 소화한 뒤 몸상태나 컨디션, 감각 등에서는 “생각보다 좋다”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던 추신수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경기를 치른 뒤에 추신수는 생각이 좀 더 많아졌다. 실제로 체감한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나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혼란의 대상이 됐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않고 실전 경기를 치르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라이브 배팅이나 공을 보는 과정 등의 그동안의 루틴이 모두 배제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서 아직까지는 좋다, 나쁘다를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담을 털어내는 결과들을 만들어냈지만 아직 과정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 23일 첫 타점을 생산해 낸 뒤에도 “내가 원하는 타구의 방향과 타구의 속도를 만들어내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말할 정도.
또한 추신수는 아직 수비 소화 시기도 정하지 못했다. 김원형 감독은 좌익수로 기용할 생각을 갖고 있고, 당장 25일 인천 삼성전에서 수비를 소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초압축 스프링캠프로 인해 추신수의 컨디션이 수비 포지션까지 감당할 정도인지는 추신수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들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고집할 수도 없다. 루틴이 흔들리지만 개막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는 4월 2일 개막전까지 SSG 핵심 타자의 일원으로, 그리고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쌓은 선수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
KBO리그의 ‘초짜 추신수가 겪어보지 않은 고국 리그, 낯선 상황에서의 성장통이 빨리 끝나야만 SSG도 추신수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연일 쏟아지는 관심에 추신수는 어떻게 지금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까. 추신수는 일단 한국 입국 이후 약 한 달 만에 ‘집’이 있는 인천으로 복귀해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25일부터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삼성과 경기를 통해 다시금 실전 감각 되찾기에 나선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