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덜 보게 하는 것이 낫다.”
롯데와 SSG는 일찌감치 ‘유통 라이벌’ 매치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고 오는 2일 개막 시리즈에서 맞붙게 된다.
일단 양 팀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서 이미 4차례나 맞붙었다. 결과는 모두 롯데의 승리였다. 탐색전에서 롯데는 SSG를 내용 과정에서 모두 압도했다.

그러나 연습경기, 시범경기는 과정일 뿐이다. 결국 정규시즌 경기들이 더 중요하다. 개막시리즈에서 한 해의 첫 단추를 얼마나 잘 끼우는지가 더 핵심이다. 그렇기에 정규시즌 맞대결에 최대한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으려는 첩보전도 현재 함께 진행되고 있다.
시리즈의 기선제압은 당연히 외국인 투수들이 담당할 터. 공교롭게도 양 팀의 외국인 원투펀치 4명 중 3명이 새얼굴이다. 지난해 경험했던 외국인 투수는 롯데 댄 스트레일리 밖에 없다.
낯선 투수들을 공략하는 관건은 타자들의 적응력이다. 많이 상대할수록 적응력은 올라간다. 영상과 데이터로 전력 분석을 하지만 직접 맞붙어 보는 것 만큼 즉효약은 없다. 그렇기에 최대한 덜 보여주는 것이 투수들에게는 이득이다. 양 팀 모두 똑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
롯데 허문회 감독은 지난 23일 시범경기 사직 SSG전을 앞두고 “개막전 선발은 스트레일리”라고 일찌감치 공표했다. 스트레일리의 마지막 1군 경기 등판은 지난 13일 연습경기 창원 NC전 이었다. 등판 간격을 따져보면 SSG와의 시범경기에 나설 법도 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한 번이라도 안봐야 한다. 개막전 상대인 SSG를 상대로 스트레일리를 넣지 않은 것이 맞다. 상대(SSG)도 마찬가지지 않겠나”면서 “등판 간격을 따는 코치들도 머리가 아팠을 것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SSG 선수단을 상대로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50으로 초강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의 스트레일리는 또 다른 투수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 맞대결 정보를 최대한 주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어쨌든 개막에 맞춰서 선발들은 투구수를 끌어올려야 한다. 스트레일리는 대신 퓨처스 연습경기에 등판해서 투구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경산에서 열린 삼성 2군과의 경기에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56개를 기록했다. 27~28일에 열리는 시범경기 대전 한화전 즈음에서 마지막 점검을 마칠 수 있다.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도 스트레일리와 함께 등판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13일 NC 연습경기, 19일 경산 삼성전 등 스트레일리와 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프랑코는 19일 삼성 2군과의 경기에서 4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3km, 투구수는 58구까지 끌어올렸다.
SSG도 이번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윌머 폰트, 아티 르위키의 원투펀치를 숨겼다. 두 선수는 지난 16~17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폰트는 16일 경기에서 최고 153km 구속을 뿌리면서 3이닝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노히터를 기록했고 르위키는 17일 4이닝 63구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폰트는 선수단의 부산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22일 강화퓨처스파크로 이동해 고려대학교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이닝 소화력과 투구수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았다. 5이닝 61구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SSG 퓨처스 전력분석팀이 측정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찍었다. SSG 관계자는 “제구가 매우 안정적이었고 패스트볼의 위력도 좋은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르위키도 롯데전을 피해서 조만간 다시 실전 등판을 가져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마칠 예정이다. SSG 김원형 감독은 27~28일 열리는 두산과의 연습경기 중 한 경기에 출격을 예고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