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든 잘한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류지혁(27)이 시범경기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주목하는 것은 타순이다. 어떤 타순이든 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류지혁이 올해 KIA 타선의 키를 쥐고 있다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류지혁은 시범 2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을 하고 있다. 7타수 5안타, 타율 7할1푼4리,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21일 삼성(대구)전은 6번타자로 나서 3타수 3안타를 쏟아냈다. 하루 쉬고 23일 NC(창원)전에서는 3번타자로 등장해 2타점짜리 적시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류지혁의 타격에 흡족한 평가를 했다. 특히 타순에 대해서도 "라인업에 따라 아무 곳이나, 순서에 관계없이 칠수 있는 타자이다. 만약 모든 선수들이 건강하다는 전제라면 6번을 쳐도 좋다. 또 2번타자 자리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윙의 모습을 봤을 때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날 그날 따라 다르다. 3번도 가능한 선수이다. 상황에 맞는 타격에 능하고 배트 컨트롤 능력도 좋다.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이다. 여러 포지션과 여러 타순에서 좋은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극찬했다.
최원준, 김선빈의 리드오프, 터커-최형우-나지완의 중심타선이 기본구도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진단대로 류지혁은 6번이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중심 타선이 만든 기회를 살리를 타순이자 하위타선의 중심타자이다. 김호령(이창진), 포수(김민식, 한승택, 백용환, 이정훈), 박찬호 등이 뒤에 배치된다.
정교하고 활발한 타격을 하는 류지혁이 뒤에 버텨준다면 득점력이 훨씬 좋아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3루수로도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 2루수, 1루수까지 모두 커버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이다. 다만, 풀타임 출전은 어렵다. 허벅지가 100% 상태가 아니다. 김태진 등 백업선수들을 활용해 어느 정도 휴식을 주면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래서 작년 부상이 더 아쉽다"고 말하며 웃었다. 작년 이적 6경기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류지혁의 부상은 공격과 수비에서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류지혁의 부상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해왔다. 만능맨 류지혁이 윌리엄스의 얼굴에 웃음기를 가져다주고 있다. /sunny@osen.co.kr